2004.2.16 (월) 21:59 동아일보

[인천/경기]우리동네가 최고/중동 포도마을 삼보아파트

경기 부천시 원미구 중동 포도마을 삼보아파트 주부들은 수년 전부터 음식을 튀긴 폐식용유를 버리지 않고 따로 모아 부녀회 작업장으로 갖고 오고 있다.

부녀회원들은 관리사무실 1층에 마련된 작업장에서 매달 한두 차례 폐식용유에다 가성소다와 물을 섞어 비누를 만들고 있다.

두부 반모 크기의 재활용 비누는 폐식용유를 갖고 온 주민에게 먼저 분배되고 나머지는 3개당 1000원씩에 판매된다.

윤영미 부녀회장(41)은 “때가 잘 빠지고 값도 싸 주변 주민들에게 인기가 좋다”고 말했다.

이 아파트단지에는 식용유 재활용 외에 중동신도시에서 최고를 자랑하는 시설이 많다.

상수도의 경우 대부분의 단지에서는 아파트 옥상 저수조를 거쳐 공급되지만 이 곳에서는 깨끗한 수돗물 원수가 지하에서 곧바로 각 가정에 도달되고 있다. 입주 5년만인 1999년 지하에 대형 저수조를 설치했기 때문에 펌프를 통해 26층 고층까지 수돗물을 퍼 올릴 수 있는 것.

이 아파트 양재명 관리소장은 “옥상탱크는 이끼나 녹물 등으로 오염될 수 있지만 이 곳에서는 그런 걱정이 없다”고 자랑했다.

주민들은 2000년 아파트에서 70여m 떨어진 7곳에서 러브호텔 공사가 진행되자 건립 반대운동을 펼치기도 했다. 김종혁 자치회장(47)은 “주민들이 공사 현장에서 3개월 동안 번갈아 가며 철야농성을 벌인 결과 부천시가 숙박시설 예정 부지를 사들이고 건축허가를 취소하는 성과를 거뒀다”며 “모텔이 들어섰으면 교육환경이 나빠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민들은 자체 기금으로 12개동 1, 2층 뒤편과 엘리베이터, 지하주차장 등에 보안감지기능을 갖춘 폐쇄회로 50여개를 설치해 도둑 걱정도 하지 않고 있다.

또 벚나무, 살구나무, 천도 복숭아나무 등을 단지 곳곳에 심어놓아 경관이 아름다운 것은 물론 봄가을에는 수확의 기쁨까지 누리고 있다.

이밖에 부녀회는 관리사무실 2층에 도서관 등 복지시설을 갖춰놓고 다양한 교양강좌도 열고 있다. 우수도서 1600권을 보유한 도서관이 무료로 개방되고 있어 동네 사랑방 역할을 하고 있다. 도서관에서는 또 매주 한두 차례 주부와 초등생을 대상으로 바둑 글짓기 지점토 등의 교양강좌를 무료로 열고 있다.

부녀회원들은 알뜰장터 바자회 등을 열어 수익금으로 불우이웃을 돕는 일을 8년째 펼치고 있다. 매달 한 차례씩 복지시설인 ‘즐거운 집’을 찾아 노인과 장애인을 목욕시킨 뒤 점심식사를 차려주는 활동도 거르지 않는다.

박희제기자 min07@donga.com

제가 한것도 아닌데 스스로 환경을 계선해가는 모습에 뿌듯함을 느낍니다.

적극적인 삶의 참여야 말로 좋은 환경을 제공해 주는 것 같습니다.

정부가 이웃이 해주기를 바라기 보다 한걸음 나서서 함께 해나갈 때

그 기쁨은 더욱 클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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