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를 마감한 뒤 피로한 몸을 이끌고 터덜터덜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엇다.

아파트 엘리베이터 안에 발을 들여 놓고 언제나 그렇듯 무의식적으로 닫힘 버튼과 층 번호를 눌럿다.

순간 나는 잠시 숨을 멈췃다.

그동안 수없이 엘리베이터를 타면서 한 번도 보지 못햇던 광경이 눈에 들어왓기 때문이다.

엘릴베이터 한구석 , 매달린 플라스틱 물병에 아름다운 꽃 한다발이 꽂혀 잇엇던 것.

엘리베이터 안에 온통 스며있는 향긋한 꽃향기에 먼저 놀라고

꽃이 담긴 소박한 플라스틱 물병을 만든 정성에 또 한 번 놀랐다.

나로서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 더욱 놀랄 수 밖에 없엇다.

무미건조한 엘리베이터 안에 봄 향기를 가져다 놓은 이가 누굴까.

어떻게 이 안에 꽃을 꽂아둘 생각을 햇을까.

나는 이름 모를 이웃의 세삼한 배려에 감동 받았다.

힘없이 집으로 돌아오던 발걸음이 어느새 빨라졌다.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서둘러 집에 들어와 짧은 편지를 써서 꽃병 옆에 붙여 좋앗다.

퇴근하던 남편의 마음도 나와 같았나 보다.

집에 오자마자 상기된 표정으로 엘리베이터 안 꽃병을 봤냐고 물엇다.

사람의 마음을 단번에 행복한 순간으로 바꿔 놓는 배려!

작은 배려가 보여 준 큰 힘에 놀란, 행복한 그날을 잊을 수 없다.

그로부터 일주일 뒤. 꽃병에는 다섯개의 릴레이 댓글이 붙었다.

"동감입니다. 아름다운 손길입니다."

"향기가 찌푸렸던 마음을 녹게 합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복 받으세요."

"브라보!"

출처 : 좋은생각 2008.9

사람과 사람 사이의 온정이 느껴지면 보이지 않아도 따뜻하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