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무너지면 사람들은 어떻게 될 것인가?
인간이길 포기할 것인가?
대부분은 포기하고 동물로 변하고
일부분은 인간으로 남을 것이다.


인간이란 무엇인가?
본능과 지성을 모두 갇춘 것
본능만 남으면 동물이요
지성만 남으면 로봇이요
이 둘이 합쳐져 감성까지 있어야 인간이다.

먹고 살기 힘들어도
가족을 아끼고 보호하고
다른 인간을 해치지 않고
아름다움을 보고 감동할 수 있는
이런 것이 인간이다.

도리가 동생 미소를 지키는 것도
지나가 도리의 립스틱 선물에 감동하는 것도
류가 단을 포기하지 않고 찾으러 가는 것도
인간이기 때문이다.

인간이길 포기한 인간은
몸이 살기 위해 산다.
상대를 죽이고 산다.
정신은 이미 죽었다.
살았지만 이미 인간이 아니다.
스스로는 알지도 못하겠지만 이미 인간이 아니다.
진상이 자신이 진상인지 모르고
꼰대가 자신이 꼰대인지 모르는 것처럼

의식주 보장은 인간을 인간이게 한다
국가가 이를 지켜주지 못하면 인간은 언제든 동물이 될 수 있다.


나는 그들의 신을 믿었고 두려워했다. 인간 따위 쓸모없다는 듯 무섭고도 무용하게 펼쳐진 그곳의 자연이 나를 그렇게 만들었다.
13
자연은 위대하개 느껴져 믿음을 만든다.



건지에게는 꿈이 있었다. 한국에서는 없던 꿈이 재난 이후 생겨버렸다.
38
사랑은 꿈꾸게 한다.

립스틱
도리가 내게 그것을 주어서 내가 그것을 얼마나 원하고 있었는지 알게 되었다.
황량하게 얼어붙은 끝도 없는 길 위에서, 불행과 절망에 지친 사람들 틈해서 나는 바로 그런 것을 원하고 있었다. 먹을 수도 입을 수도 없지만 나를 좀 더 너답게 만드는 것
43
인간 다운 것
아름다운, 개성, 의미 추구


지나
불행이 바라는 건 내가 나를 홀대하는 거야. 내가 나를 하찮게 여기고 망가뜨리는 거지. 난 절대 이 재앙을 닮아가진 않을 거야. 재앙이 원하는대로 살진 않을 거야
55
의식주가 보장 안되면 재앙이 된다.


지나 친척이 도리 강간 시도하다 죽어 도리 도망
지나
이러지 않을 수 있잖아. 어째서 망치는 거야. 하루하루 이토록 위태로운 삶을 왜 지독하게 만드는 거야.
77



사람들의 눈총과 무시해서 자유로워지는 방법을 나는 몰랐다. 몰라서 아이들에게 가르쳐줄 수도 없었다. 책이나 교양 프로그램에서 종종 그런 방법을 알려줬다. 그건 글자로만 배우는 요리와 비슷했다. 차라리 돈을 버는 게 쉬웠다. 돈으로 아이들의 조건을 평균까지 끓여 올려주는게. 그러려면 아이들과 함께할 시간을 포기해야 했다.
92
자녀를 잘 키우는 것이 일 보다 어려워

류 앞을 지나가던 군중 속 여자
세상이 지옥이어서 우리가 아무리 선하려해도, 이렇게 살아 있는 것만으로 우리는 이미 악마야. 함께 있어야 해. 한순간도 쉬지 않고 서로를 보고 만지고 노래하며 사람이 무엇인지 잊지 말아야 해
97
마지막 까지 동물이 아닌 사람이고 싶은 사람의 절규

인간끼리 아무리 총을 쏘고 파괴하고 죽이고 죽여도 자연은 변함없이 자신에 일어날 것이다.
나는 머물러 봄을 맞고 싶었다. 나무와 꽃과 청량한 강이 있는 곳에서 내가 사람인지 바람인지 모른 채 살고 싶었다. 부끄러움을 아는 존재로 만나고 싶었다.
113
아름다운 자연을 느끼며 사는 삶

도리

사회는 전쟁터라는 말. 함부로 사람을 믿지 말라는 말.
착하는 손해라는 말. 만만하게 보이면 안 된다는 말. 약육강식. 각자도생. 승자독식. 바이러스가 세상을 뒤덮기 전에도 숱하게 들어온 말을 비난하면서 이용하던 사람들 미소를 지키고 보호하겠다면서 늘어놓는 나의 말이 미소를 꿈꿀 수 없게 만드는 것은 아닐까? 다른 삶은 살 수 없게, 겨우 나만큼만 살게 하려한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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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지 젊은 외삼촌
외국에서는 자신의 젊음을 고스란히 느끼고 즐길 수 있는데 한국에만 들어오면 젊음이 짐스러워진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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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야할 일들이 정해진 한국
공부 대학 직장 결혼 아이




사랑이 아니어도 상관없다고 말에서는 안되는 거였다. 사랑한다는 말을 차마 할 수 없었다면 내겐 당신의 생명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어야 했다. 사랑한다는 말 없이도 충분하다고, 당신이 필요하다고 말했어야 했다.
166
사랑이었을까? 우정? 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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