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좋은 책

매우 공감!

모두가 읽고 이야기 나누고 싶은 책

 




모티베이션의 원천은 인간성이다

존 메이너드 케인스(John Maynard Keynes)는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에 걸쳐 발흥한 자본주의를 구동하는 정신을 인간 본래의 충동, 즉 야성적 충동(animal spirits)이라고 명명했다.

투기로 인한 불안정성 외에도 인간성의 특성에 기인한 불안정성, 즉 우리가 하는 적극적 활동은 대부분 도덕적이든 쾌락적이든, 혹은 경제적이든 간에 수학적 기대치에 의존하기보다는 오히려 저절로 생겨난 낙관에 좌우된다는 사실에서 기인하는 불안정성이 있다.

며칠이 지나야 결론이 나오는 일이라도 적극적인 태도를 취하려는 결의는 대부분 오로지 혈기(야성적 충동)라고 불리는, 가만히 있기보다는 활동으로 몰아가는 인간 본래의 충동에 따른 결과로 이루어지는 것이지, 수량화된 이득에 수량화된 확률을 곱한가중평균의 결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존 메이너드 케인스, 《고용 이자 및 화폐의 일반 이론》

124-125





사람이 창의성을 발휘하거나 몰입하는 행위에서 일종의 신체적 쾌락을 느끼는 까닭은 그러한 특성을 가진 개체 쪽이 생존과 번식에 우위를 차지하기 때문이라는 가설에 바탕을 둔 설명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우리가 느끼는 행복 감수성이 자신의 창의성과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열쇠라는 사실을 시사하지만, 칙센트미하이는 이러한 감수성을 많은 사람이 마모시키고 있다고 개탄했다.

사람들이 대부분 자신의 감정에 관해 아주 조금밖에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은 놀랍기만 하다. 자신이 지금까지 행복을 느낀 적이 있는지 없는지, 만약 있었다면 그 일이 언제 어디서였는지 조차 말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 그들의 인생은 특징 없는 경험의 흐름, 무관심이라는 안개 속에서 거의 인식되지 않는 사건의 연속으로 사라져간다.

이 만성적인 무관심 상태와는 대조적으로, 창의적인 사람들은 자신의 감정과 매우 밀접하게 관계하고 있다. 그들은 항상 자신이 행하는 일의 이유를 이해하며 아픔과 따분함, 기쁨, 흥미 그리고 그 밖의 감정에 상당히 민감하다. 무료함을 느끼면 재빨리 짐을 챙겨 그 자리를 떠나고 흥미를 느끼면 재빨리 달려들어 관여하기 시작한다.

미하이 칙센트미하이, 《창의성의 즐거움》

창의적인 사람들은 풍부한 행복 감수성을 갖고 있으며 흥미와기쁨을 느끼는 일에 적극적으로 관여하려고 하는 한편, 따분하다고 느끼면 재빨리 짐을 챙겨 그 자리를 떠난다. 이러한 행동은 흔히 '제멋대로'라고 비난받는 경향이 있지만 칙센트미하이는 이러한 사고방식과 행동 양식이야말로 창의적인 사람들에게 공통되는 유일한 특징이라고 강조했다.

202-203



 


자신이 어떤 일에 몰입할 수 있는지 미리 알아내기 어려운 까닭은 '몰입'이 '마음 상태'를 뜻하는 것으로, 이지적으로는 예측할수 없기 때문이다. 자신이 몰입할 수 있는 일을 찾지 못한 채 인생을 끝내는 사람이 많다. 칙센트미하이가 지적했듯이, 자신이 몰입할 수 있는 일을 찾기가 그다지도 어려운 까닭은 아무리 머리로 생각해봐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우선 이것저것 다양하게 시도해본 다음에 신체 감각으로 파악해 알아내는 수밖에 없다. 우리가 '지성'이라는 말을 들으면 대개 떠올리는 이미지와는 크게 다른 '신체적인 지성'이 요구되는 것이다.

208

 



전후 일본을 대표하는 사상가 요시모토 다카아키 (吉木隆明)는 일본 민속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야나기다 구니오(柳田國男)의 저서 <도노 모노가타리 습유>에 실린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이야기를 자신의 대표작 <공동환상론(共同幻想論)>에 소개했다


1. 마을의 마두관음상을 아이들이 꺼내 굴리고 넘어뜨리면서 놀고 있었다. 의례를 담당하는 승려가 그 모습을 보고 아이들을 꾸짖고 나더니 그날 밤 바로 병에 걸렸다. 무녀에게 물어보니 관음보살이 모처럼 아이들과 즐겁게 놀고 있는데 쓸데없이 참견하니 마음에 거슬렸다고 하기에, 사죄하고 겨우 병이 나았다.

2. 도노(遠野)에 있는 한 불당에서 아이들이 낡은 불상에 말처럼 올라타 놀고 있는 것을 보고 이웃 사람이 불경스럽다며 야단쳤다. 이 남자는 그날 밤부터 열이 나며 앓았다. 그러자 베갯머리 신이 나타나서 모처럼 아이들과 재미있게 놀고 있는데 섣불리 야단을 치는 것이 못마땅했다고 하니, 무녀를 통해 앞으로는 조심하겠다고 약속하자 병이 말끔히 나았다.

다카아키가 소개한 이야기는 두 가지이지만, 《도노 모노가타리 습유집》에는 옛날부터 전해 내려오는 이 같은 이야기가 무려 다섯 편이나 실려 있다. 이야기의 골자는 모두 똑같으며, 앞의 이야기에 나오는 관음보살과 불상처럼 아이들이 외경하는 대상물을 가져다 놀고 있으면 그 행위를 꾸짖고 야단치는 어른이 나타난다. 사회의 일반적인 규범에 비추어보면 그 어른의 행동은 물론 옳은 일이지만 희한하게도 아이를 꾸짖은 어른에게는 그 후 고열이 나거나 병에 걸리는 등 불행한 일이 닥친다. 어른은 그것이 무엇 때문에 받는 벌인지 알지 못한다. 다만 고열에 시달리며 비몽 사몽하는 중에 베갯머리 신이나 무녀 같은 경계적이고 초월적인 매체를 통해 '외경하는 대상'으로부터 '아이들과 놀고 있는데 방해했다'는 이유로 되레 질책당한다. 이에 사죄함으로써 어른의 불행은 해제되는 구도로 이루어져 있다.

216

# 아이들에게 자유를 허하라. 그 것이 자연스러운 것이다.

 



규범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은 아무런 노력도 필요로 하지 않지만, 사회가 강요하는 무의미한 규칙에 저항하려면 강인한 정신이 필요하다. 니체는 그 강인함을 '사자'라는 메타포로 표현했다. 일찍이 신성시했던 '너는 해야 한다'라는 용의 명령에 사자는 '나는 할 것이다' 하고 울부짖는다. 하지만 이 사자도 할 수 없는 일이 있다. 그것은 창조와 놀이다.

하지만 생각해보라, 내 형제들이여. 사자도 하지 못했지만 아이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 그것은 무엇일까. 왜 강탈하는 사자가 아이가 되어야만 하는가. 어린아이는 순진무구요 망각이다. 새로운 시작, 놀이, 스스로의 힘으로 도는 바퀴, 최초의 운동이며 ‘그렇다'는 신성한 긍정이다.

프리드리히 니체,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아이는 관념의 포로가 되지 않는다. 옳고 그름이나 선악을 따지지 않고 세상에서 그때 그 순간의 자기충족적인 충동이 모든 것을 긍정한다.

우리 사회에는 인간성에 기초한 자기충족적 행동을 금기시하는 수많은 규범이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다시금 생각해보면 수호신을 모신 숲에서 나뭇잎 사이로 비치는 햇빛을 받으며 아이들이 신사에서 꺼내온 불상을 가지고 노는 광경 이상으로 아름답고 성스러운 모습이 이 세상에 존재할 수 있을까? 


221


 

작고 가깝고 아름답게

여기서 관건은 더욱 '작고 가깝고 아름답게'라는 방향성이다. 제2장에서 살펴보았듯이, 근대 사회의 경제는 기본적으로, 보편적인 물질적 문제를 해소함으로써 발전했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수많은 대기업이 생겨났다. 보편적인 문제라는 것은 고객이 전 세계에 두루 존재한다는 의미이므로 규모의 이익을 살려 가능한 한 긴 가치 사슬을 구축하고 같은 물건을 대량 생산하는 방식이 경쟁에 매우 유리했다.

그 결과, 오늘날 우리 사회에는 '크고 멀리 효율적으로'라는강박적 가치관이 널리 퍼졌다. 이러한 압박감은 당연하게도 미미한 성장이 정상적인 상태로 인식되는 '고원사회'에서 정신질환의 원인이 되며, 무엇보다도 활동에서 얻을 수 있는 자기충족적 기쁨을 배제하는 원인이 된다.

이때 가장 중요한 열쇠는 더욱 '작고 가깝고 아름답게'라는 역방향으로 방향성을 회복하는 일이다. 서로 얼굴이 보이는 관계를 통한 기쁨의 교환이 가치 사슬에서 가치 순환으로 전환을 추구하는 게 목적이라고 한다면, 우리 경제 또한 과거 200 년 동안 굳은 의지를 다지며 쫓아온 더욱 크고 멀리 효율적으로'라는 가치관에서 탈피해 더욱 '작고 가깝고 아름다운' 방향으로 목표 기준을 바꿔야 한다.

234-235




자본주의를 해킹한다는 의미

인간은 오랜 진화 과정에서 '감정'이라는 기능을 획득했다. 혹시라도 감정이 개체의 생존과 번식에 유리하게 작용하지 않는다면 우리의 뇌가 그러한 기능을 획득할 리 없다. 자연은 그런 사치를 허용하지 않는다.

우리 인간이 감정이라는 기능을 획득한 까닭은, 감정이 생존과 번식에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이를 반대로 표현하면, 감정을억제하고 수단적인 삶을 지향하는 일은 생물 개체로서의 생존 능력과 전투 능력을 훼손하는 것이다. 급여가 높다는 이유만으로 삶의 보람도 즐거움도 느낄 수 없는 직업에 종사하며 사는 것은 본질적으로 생명으로서 에너지를 상실하는 일이나 다름없다.

한 가지 더 짚어보자면, 이러한 수단적인 노동관을 가진 사람들 때문에 불건전한 직업이 노동 시장에서 배제되지 않고 계속남게 된다는 문제가 있다. 만약 우리가 자신이 느끼는 본래의 감정과 행복 감수성에 따라 자신의 직업을 선택할 수 있다면, 우리의 행복에 공헌하지 않는 일자리나 활동은 사회에서 사라질 것이다. 이는 우리 사회에 시장 원리가 작동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내가 '자본주의를 해킹한다'고 말하는 의미가 있다.

UBI(기본소득)의 사고방식이 과거의 사회주의와 가깝다는 점에서 이를'자본주의의 부정'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지만 내가 UBI를 도입하자고 주장하는 본래의 목적은 오히려 이와 정반대다. 나는 노동시장에서 시장 원리를 더욱 철저하게 작동시키기 위해 UBI 도입이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더욱 잘산다는 것은 무엇인가?' 하는 물음

UBI의 도입에 관해서는 현재 다양한 기관에서 논의하고 있는데, 솔직히 말하면 심한 거부감을 느낄 때가 많다. 왜냐하면 UBI도입의 옳고 그름이 대부분 '경제 성장'과 '생산성 향상' 등 근대화가 완료되기 이전의 낡은 가치 척도에 의해 평가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 앞머리에서 지적한 대로, 우리는 이미 근대화를 추진하던 '등산 사회'에서 근대화를 끝마친 '고원사회'로 옮겨가고있기 때문에 이러한 등산 사회의 낡은 척도를 들고나와 고원사회의 체제를 논의해봐야 아무 소용이 없다.

여기서 짚어야 할 점은, 경제 성장과 생산성에 대한 성과가 아니라 '인간이 살아갈 가치가 있는 좋은 사회란 어떠한 사회인가?'하는 물음이어야 한다.

248-249

 



(일을 원하는) 직업에 종사하면서 건강하고 문화적으로 만족한 인생을살 수 있는 사회라고 전제한다면 그 사회 지표에는 다음과 같은유량(flow)과 저량(stock)' '질과 양' '단기와 중장기'에 관한 항목이 포함되어 있어야 한다.

●GDP (때에 따라서는 측정법을 수정한 것)
●주관적 행복감과 생활 만족도
●빈곤율 및 경제적 격차 수준
●실업률
●일에서 느끼는 보람의 수준
●노동 시간
●장애인의 사회 참여 및 소득 수준
●학습 기회, 성장 기회 접근성
●예술과 문화 접근성
●자연 환경 접근성
●의료 접근성
●커뮤니티 접근성
●사회 관계 자본 상태
●다양성의 수준
●총배출 탄소량 등 환경 부하 수준
●자연 환경의 보존 정도 '

262

#앞으로 사회, 지속가능한 사회는 균형잡힌 사회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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