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병일의 경제노트, 2008.8.12)1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지난 주말보다 달러당 4.00원 상승한 1031.90원으로 마감했다. 환율이 1030원대로 올라선 것은 한 달 만이다. 환율은 지난 3 거래일 동안 19.40원이나 올랐다.
반면 한때 배럴당 148달러에 육박했던 국제 유가는 지난 한 달 새 21%나 급락해 지난 주말 배럴당 115달러선으로 주저앉았다. 원유 등 상품시장에 몰렸던 자본이 달러를 사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약(弱)달러·고(高)유가 시대' 막 내릴까' 중에서 (조선일보, 2008.8.12)
요즘 원달러 환율이 오르고(원화 약세,달러화 강세) 있습니다. 반면에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과 금값은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지요.
이를 두고 '달러화가 돌아오고 있다', '약달러,고유가 시대 막 내리나' 등의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오랜 기간 동안 약세를 보였던 달러화. 그 달러화가 강세로 돌아서면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지요. 경제노트에서도 간단하고 쉽게 정리를 해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최근의 달러화 강세는 전세계적인 현상입니다. 원달러 환율이 1030원대로 올라선 것은 물론, 유로화나 엔화에 대해서도 달러는 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최근 6개 주요 통화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지수가 3년 반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이같은 달러 강세의 원인은 미국경제가 좋아져서가 아니라 유럽,일본 등 다른 나라들의 경기가 나빠졌기 때문이라는 해석입니다.
실제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최근 유렵의 경기둔화에 대해 언급했습니다. 그러자 유럽에서는 추가 금리인상이 없을 것이며 오히려 금리가 인하될 수도 있을 것이란 예상이 나왔습니다. 자연 투자자들은 유로 대신 달러를 사들였고, 이는 달러 강세로 영향을 미쳤지요.
최근 큰폭으로 하락한 국제유가도 이런 달러 강세에 힘을 더하고 있습니다. 석유수요 감소 전망으로 유가가 하락하자 석유를 비롯한 상품시장에 몰렸던 자금이 빠져나가 달러를 사두겠다는 쪽으로 이동하고 있는 겁니다.
그러면 이런 최근의 달러화 강세는 지속될 것인가. 대부분의 경제예측처럼 이에 대한 전망은 엇갈립니다. 상당수 외국 전문가들은 "달러 약세장은 끝났다. 이제 수년 간 이어질 달러 강세장이 시작됐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하지만 블룸버그통신이나 모건스탠리처럼 "미국경제의 침체는 계속되고 있다. 달러 가치는 다시 떨어질 것이다"라고 보는 이들도 많습니다.
최근의 달러화 강세는 우리경제에 다각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달러 강세로 인한 원달러 환율 상승은 우선 수출에 유리합니다.
달러강세로 국제 상품시장에서 투기자금이 빠져나갈 경우 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안정될 것이고, 이는 우리경제의 가장 큰 고민인 인플레이션 우려를 덜어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물가에는 부담입니다.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면 수입물가가 오르기 때문입니다. 자칫하면 최근의 유가하락의 효과만 반감시킬 수도 있다는 얘깁니다.
수출효과도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달러화 강세가 원화뿐만이 아니라 우리와 수출경쟁 관계에 있는 엔화, 유로화에 대해 동시에 강세를 보이고 있는데다, 달러화 강세의 원인도 미국을 비롯한 세계경기의 침체이기 때문입니다.
경제에 대한 이야기는 항상 "이런 전망도 있고 저런 전망도 있다, 이런 장점이 있지만 저런 단점도 있다"로 끝이 나지요. 수학처럼 정답이 있다면 좋겠지만 그렇지가 못합니다.
그렇다하더라도 이런 최근 동향과 전망, 그리고 그것을 설명하는 논리적 근거들은 계속 살펴보아야 합니다. 그래야 경제를 보는 눈이 생길 수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