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난 이외수 선생님의 팬이다.


몽환적인 소설 스타일을 좋아한다.
'공상 판타지'는 아니나 굳이 이름을 붙이자면 '현실판타지'라고 해야할까? ^^
귀신이야기, 무당이야기 같은... ^^

재미있다. ^^ (팬이라서 더욱)


선생님의 의도는 이런 것 같다.
세상이 매우 어지럽다. 하지만 아직 불빛이 사라지진 않았다.
그 빛을 살리는 사람들이 아직 남아있고 그 빛은 모두가 살릴 수 있다는 것.

모두의 기억에서 잊혀진 달을 그리워하는 주인공 처럼
우리에게 잊혀져가는 중요한 것들(사랑, 가족, 전통 등등)을 기억하려 노력한다면
좀 더 행복하고 좋은 세상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져본다. ^^


주인공 : 이헌수
동생내외(?) : 돈이 인생인 재정신이 아닌 요즘 인간들
미술가 친구 : 돈에 예술을 팔기 시작한 사람
달소녀, 도인 : 빛을 유지하는 사람

정신병원환자들
1 독립투사 : 자신의 관점만을 주장하는 옹졸한 사람(?), 이해의 폭이 좁은 사람
2 평강공주 : 상대방을 도와주고 위한다 생각하지만 사실은 피해를 주는 사람
3 코미디언 : 차츰 깨달음을 알아가는 사람 등등

1권
114
"시인은 비가 내리면 제일 먼저 어디부터 젖나요?"

나는 그때까지 종일토록 비기 내려도 털끝하나 젖지 않을 정도로 메마른 감성을 소유하고 있었다.
비가 내리면 매상이 떨어진다는 생각에만 사로잡혀 있었다.

소요는 대답했다.
"저는요. 제 가슴에 피어 있는 달맞이꽃이 제일 먼저 젖어요"


120
그녀의 지론에 의하면, 낭만이 사라지기 때문에 사람들의 가슴이 삭막해지고,
사람들의 가슴이 삭막해지기 때문에 세상이 황무지로 변하고,
세상이 황무지로 변하기 때문에 소망의 씨앗들이 말라죽는다.
한페이지의 낭만이 사라지는 순간에 한 모금의 음악이 사라지고,
한 모금의 음악이 사라지는 순간에 한 아름의 사랑 또한 사라진다.


154
노인은 미래보다 과거를 더 많이 간직하고 있는 존재다.
그리고 과거는 곧 경험이고 경험은 곧 관록이다.
이 험학한 세상에서 그 나이까지 살아남았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노인들은 현재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에게 존경받아 마땅한 존재들이다.

2권
138
"어릴 때부터 서울에서만 살면 저처럼 아파트 화단에 피어 있는 꽃들의 이름조차도 모르게 됩니다."
"그만큼 눈길을 빼앗기는 것들이 많아서겠지."
"저는 실내를 플라스틱 꽃으로 장식하는 사람들의 심리를 이해할 수 없어요."
"죽어버린 낭만을 애도하는 조화가 아닐까."
조화(造花)는 조화(弔花)다. 인간이 만든 것들은 어떤 경우에도 자라지 않는다.
자라지 않을 뿐만아니라 번식하지도 않는다. 그것들은 모두 죽어있다.
플라스틱 꽃에는 향기가 없다. 그래서 아무리 빛깔이 고와도 벌나비가 날아오지 않는다.

144
빗소리 속에서는 시간이 미래로 흐르지 않고 과거로 흐른다.
과거로 흘러서 추억을 소급한다.

<천지교감강우설>
일반적으로 비가 많이 내리기 때문에 우림지역이 되고 비가 적개 내리면 소수의 초목만 생기는 것이 아니라
우림지역이기 때문에 비가 많이 오고 초목이 적기 때문에 비가 적게 온다는 설

비가 내릴 때 기쁨을 느끼는 생명체가 많고 적음에 비례하여 강우량이 조절된다는 뜻.

인간의 가슴이 척박해졌기 때문에 자연이 척박해졌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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