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계절 |
치안상태가 좋지 않은 동네에서 어느 집 주인이 권총을 구입했습니다. 이웃 사람들은 불안해졌습니다. 주인이 말했습니다. “이 무기는 오직 강도침입이 있을 경우만 사용할 것이니 걱정하지 마세요. 오히려 이 권총이 우리 집에 있는 것을 알면 좀도둑들도 얼씬하지 못해 동네가 더 안전하게 될 것입니다.” 어느 날 저녁 총성이 울렸습니다. 이튿날 아침 사람들은 그 집에서 부부싸움 중에 화가 치민 남편이 쏜 총탄에 아내가 맞아 죽은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런 가상의 시나리오가 현실로 벌어질 수 있는 게 인간사회입니다. 어쩌면 원래 의도와는 달리 엉뚱한 방향으로 권총이 사용될 가능성이 더 클지도 모릅니다. 그 희생자는 강도가 아니라 자녀, 이웃 주민, 친인척, 심지어 주인 자신이 될 수도 있습니다. 또 먹고살기가 힘들어지면 주인이 그 권총을 만지작거리며 이웃에게 돈을 달라고 위협하지 않는다는 보장도 없습니다. 그게 무기와 인간과의 관계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북한이 끝내 핵무기를 손에 넣었습니다. 그러나 북한의 핵실험 소식에도 우리 국민의 충격은 예상보다 큰 것 같지 않습니다. 사재기도 없고, 주식시장도 빨리 안정을 찾았습니다. 특히 젊은이들은 무덤덤합니다. 그래서 국민이 느끼는 충격은 짧고 빨리 안정을 회복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한 젊은 직장인에게 “북한 핵무기가 무섭지 않느냐”고 물어 보았습니다. 그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북한이 핵무기를 만드는 이유는 미국과 협상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전쟁이 일어나지는 않는다고 봅니다. 별로 걱정하지 않습니다.” 핵무기를 정치 전략적 무기로 보는 젊은 세대의 인식을 엿볼 수 있습니다. 실제 2차대전 때 사용된 후 핵무기는 지난 60년 동안 일어났던 그 수많은 전쟁에서 한번도 쓰인 적이 없습니다. 오히려 강대국 간의 대규모 전쟁을 억제하는 효과를 발휘한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정치지도자들은 일반 국민과는 다른 눈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미래의 위험을 미리 읽고 대비책을 세워야 합니다. 국가안보에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북한정권의 행태를 경험적으로 비춰볼 때, 북한 핵무기는 예측불허의 위험을 안고 있습니다. 핵무기는 비대칭전력의 정점을 이룹니다. 따라서 국가안보정책의 근본적 수정이 불가피 해질 것입니다. 미국의 핵우산에 대한 의존도를 높여야 하고 돈도 엄청 많이 들 것입니다. 핵알레르기가 심한 일본이 북한 핵무장을 바꿀 수 없다면 스스로 핵무장으로 덤벼들 가능성이 높습니다. 남북협상을 하거나 분쟁이 있을 때도 남한은 북한 핵무기를 의식하며 양보하거나 수모를 감수해야 합니다. 하물며 핵을 가진 북한정권과 통일논의를 하는 것은 더욱 어려울 것입니다. 핵전쟁이 일어날 경우에도 한반도는 선제공격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만에 하나 경제제재로 탈출구가 없는 북한이 핵물질 또는 미사일을 거래하는 혐의가 불거졌을 때는 미국이 군사조치에 나설 것입니다. 분명 새로운 위기의 시작입니다. 정부책임자와 정치지도자들은 북한 핵무장이 초래할 미래의 위험을 잘 예측하고 대응해야 합니다. 대통령이 북한을 잘못 읽었다고 느꼈다면 수정해야 합니다. 야당도 합리적으로 비판하며 궤도를 수정할 여유를 주어야 합니다. 진보나 보수나 자기 보고 싶은 것만 보아서는 안 됩니다. 국가의 안위가 걸린 문제를 놓고 감정과 오기를 키워 정책이 올바른 길로 가는 것을 막는다면 그게 더 걱정입니다. 우리는 역사를 말하며 임진왜란 전야 권력내부의 정세판단의 미숙함과 당파싸움을 비웃습니다. 지금 그 때와 같은 상황이 벌어지지 않는다고 단언할 수 있겠습니까. (2006년 10월 13일 www.자유칼럼.kr) |
중요한 것은전쟁은 없어야 한다는 것입니다.(특히 무기사용에 의한 전쟁)
모두가 권총을 가지게 되는 경우, 총성 한발에 모두가 죽게 될지도 모르기 때문이지요.
제2의 임진왜란이 일어나지 않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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