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스런 말기 암 진단을 받고 쓰기 시작한 투병 일기



무상함을 느끼려면 이전에 유상하다고 생각해야 한다. 그런데 평소에도 글에서 유상함을 찾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지혜?
진실된 지혜가 있다면 그런 걸 고작 글로 적어 둘리가 없다. 황금에라도 새겨둘 일이다. 지혜를 아는 사람이 책 따위를 쓸 일도 없다. 쓴다 하더라도 읽어서 알아낼 순 없다. 읽는 것에 이유는 없다. 그냥 필요하니까 읽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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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태도에 대한 책을 읽지 않는다. 책으로 태도를 바꾸는 것은 책으로 요가나 필라테스 동작을 익혀 자세를 교정하는 것처럼 보인다. 읽어서 될게 있고, 별 소용없는 게 있는데 태도와 관련된 것은 대부분 후자다. 몰라서 바꾸지 못하는 게 아니다. 그럭저럭 살아가는데 필요한 기본 원리는 초등학생 때 다 배운다. 다만 따르지 않고, 따르고 싶지 않을 뿐이다. 직접적으로 태도를 가르치려는 책은 지루하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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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이 되자 책을 읽을 시간이 났다. 더 이상 책을 읽어서 "뭐 하냐"는 무의미의 덧에 걸리기도 했다. 비싼 밥 먹어서 뭐 하냐, 아는 사람 만나서 뭐 하나, 또 술 마셔서 뭐 하나, 이 마수에 따르면 모든 것이 무의미하다. 무의미 덫이 무서운 이유는 "뭐 하나"가 사실이기 때문이다. "뭐 하나"를 부정하기 어렵다. 평생 싸워야 할 질문이다. 하루에도 몇 번씩 생각나는 질문이며, 지금이 순간에도 떨치기는 힘든 물음이다. 부정할 수 없으면서도 "뭐 하나"에서 벗어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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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념 유상 세계의 첫 번째 질문은 과연 무엇을 해야 하는가로 이어진다. 매일 같이 같은 생각을 한다.
....
두 번째 질문은 이 세계에서 할 일을 아직 알지 못한다면 오늘은 무엇을 할 것인가?
...
세 번째 질문은 가장 중요하다. 무엇을 쓸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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