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음마를 배우는 영아는 평균적으로 2,368 걸음으로 701 미터를 걷고 한 시간에 17번 넘어진다. 걷기는 다른 많은기술의 습득과 마찬가지로 일정한 시간을 두고 자주 다양하게 반복하여 연습할 때 가장 많은 학습 효과가 일어난다. 약1년의 시간 동안 영유아들은 수천 번 걷고, 수천 번 넘어지는과정을 통해 실패와 연습에 대한 피드백을 쌓으면서 넘어지는 횟수를 줄인다.

컴퓨터에 과하게 의존해서 기계적 접근 방식으로 걷는방법을 학습하는 것이 왜 번번이 실패하는지 그 이유가 바로 이 숫자들 안에 담겨 있다. 어린이들이 비교적 긴 유아기를 거치며 오르막이 있는 복잡한 지형, 딱딱한 바닥, 푸른 바닥 그리고 다양한 무게, 표면과 이동성을 갖추고 놀이 도구들이 있는 곳에서 노는 것은 무의식적으로 성인 단계의 기술에 버금가는 걷기 실력을 갖출 수 있는 훈련이 되는 것이다.

뇌는 두개골 안에 움직이지 못한 채 갇혀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의 정신은 움직이고 있고 이 움직임에 본질적으로보상을 느끼고 동기부여가 된다. 그리하여 엎드려 기어 다니기에서 걷기로의 발달단계 전환은 실제 환경과 사회적인 환경을 충분히 이해하고 참여할 수 있게 하는 인지 운동Cognitive Mobility의 필요성을 역설한다. 걷기나 움직임은 이 세상을 돌아다니며 움직이고 있는 뇌와 사고의 경험이다. 그리고 이러한 움직임은 세계에 대한 경험을 바꾸고, 뇌와 사고의 체계는 움직임에 의해 더 몰입하여 작동한다.

일어서기 위해 가구를 붙잡고 몸을 일으키는 아이는 즉각적으로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며, 이전에 잡기 어려웠던 물건들에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추켜세운 머리로 아이는 세상을 새롭게, 또 인지적 운동 상태에서 바라보게 된다. 물건들도 아이에게 더 이상 멀지 않다. 아이들은 물건을 향해 걸어가 만져보고 탐구하고 들고 다니다 부술 수도 있다. 일찍 걸음마를 터득하면 그만큼 위험이 뒤따르게 된다. 어린이들은 안전하게 걸을 수 있는 곳이 어딘지, 위험한 곳이 어딘지 배워야 한다. 그리고 바로 이 시점에서 걷기라는 매우 새롭고 놀라운 기술이 그들을 위기에 빠트릴 수도, 동시에 위기로부터 쉽게 벗어나게 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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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걷기도 훈련으로 완성된다. 삶도 훈련으로 완성된다. 반복되는 학습이 아이를 단단하게 한다


 

해마체는 공간적 위치를 학습하기 위해 필요한 기관이고, 걷기와 자발적 동작을 통해 뇌에 확실하고 반복적인 전기적 파동을 줌으로써 활성화된다. 이 파동을 '세타파Theta rhythm'라 하며, 이것이 걷기를 통해 활성화되면서 공간 학습이 가능해진다. 세상에 대한 지식을 쌓기 위해서 움직임은 필수적이고, 지식 축적을 위한 가장 좋은 형태의 움직임은 신체 운동이다. 그 중에서도 걷기가 최고인데 이는 인간이 걷기를 통해 쉽게 주변 정보를 수집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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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를 앉혀만 놓고 지식을 축적시킨다면 그보다 비효율적인 학습이 있을까?

 

 

4,255 명의 참가자들로 구성된 연구에서 영국의 연구자들은 일주일 전에 자연환경에 방문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침착함, 편안함, 활력의 회복, 상쾌함 등의 감정으로 정의되는 '회복' 현상을 조사했다. 자연환경을 방문한 후 느끼는 회복의 감정은 1부터 5까지의 척도에서 4를 기록할 만큼 매우 높았다. 자연환경에도 서열이 있었는데 해안가의 자연환경이 가장 많은 회복의 기운을 제공했고, 시골의 전원이 2위를, 도심속 녹지 공간이 3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 순위를 맹신할 필요는 없다. 전반적으로 평균값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고, 도심 속 공원도 회복 기능을 충분히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가장 높은 레벨의 사회경제적 그룹은 53퍼센트가 일주일 전에 자연을 방문한 반면, 가장 낮은 레벨의 사회경제적 그룹에서는31퍼센트만이 일주일 전에 자연을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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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연을 의식적으로라도 자주 접하는 사람들은 사회 경제적으로 높다, 이래도 숲에 안 갈껀가?

 

 



공원의 디자인이 매우 중요한 요인인 것은 분명하다. 공원의 사용이 편리한지, 접근성이 좋은지, 다양한 활동들이 가능한지가 공원의 활용도에 큰 영향을 미친다. 도심 속 녹지는 텃밭 분양을 하면 채소 가꾸기로 활용될 수 있고, 도심 속 공원은 반려견을 산책시키거나 도심 속 스포츠 경기장과 같이 스포츠 활동에도 활용될 수 있다. 자연과의 접근성은 개인, 가족, 사회 그룹 그리고 사회 전반에 매우 중요하며, 디자인이 잘된 도심의 녹지 공간은 전원을 대체하거나 그곳에 있는 듯한 모방 효과를 제공한다.

자연에서 시간을 보내면 기분이 좋아지는 것은 연령층과 성별에 무관하게 전 세계적으로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더 중요한 사실은 자연에 노출되어 얻을 수 있는 효과는 개인 행복에 영향을 미치는 소득과 교육 수준, 종교의 유무, 결혼의 유무, 봉사활동, 외적 매력과 같은 요인들에 못지않게 높다는 것이다.

개인의 소득 수준이나 외적 매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할 수 있는 것이 그다지 많지 않지만, 나가서 산책을 하는 것은 모두가 쉽게 할 수 있다. 자연환경에서 하는 활동이 행복과 웰빙에 장기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입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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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가 움직이는 순간, 내 생각은 마치 폐쇄되어 있던 물줄기 끝의 수문을 개방한 것과 같이 흐르기 시작하고, 물줄기 상류에서는 분수와 같이 새로운 물이 더 흘러내리는 결과로 이어진다. 생각이 물줄기의 원천에서 수천 개의 실개천이 되어 넘쳐흐르고, 나의 뇌를 비옥하게 만든다 (・・・・・・) 움직이고 있을 때만이 순환이 완벽해진다. 습관적으로 앉아 있기만 한 상태에서 쓴 글은 기계적이고 딱딱하고 지루하다.'

<월든> 작가 헨리 데이비스 소로

 "나는 매일 걸어서 웰빙 상태에 도달하고, 걸어서 모든 질병으로부터 벗어난다. 가장 좋은 생각들을 향해 걸어가고, 너무 부담되어서 그것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은 생각들은 없다"

150여 년 전 덴마크의 철학자 키에르케고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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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이 이론적 설계가 맞다는 것을 각각 앉아 있을 때, 서 있을 때 그리고 걷고 있을 때 생기는 새로운 아이디어들을 통한 체계적인 실험을 통해 증명할 수 있다. 최근 진행된 첨단 실험들은 걷기가 창의력과 문제 해결력을 예상치 못한 다양한 방법으로 증가시킨다는 것을 입증했다. 스탠퍼드대학교의 심리학자 마릴리 오페조Marily Oppezzo와 다니엘 슈워츠 Daniel Schwartz 는 참가자들의 창의성을 테스트하는 일련의 실험들을 진행했다. 확산적 사고를 활용하는 테스트와 비유적 표현을 만들어내는 테스트였다. 참가자들은 걸어 다니거나 앉아있거나 휠체어에 앉아 누군가가 밀어주는 상태에서 테스트를 진행했다. 두 가지 테스트 모두에서 어떠한 조건이든 걷고 있을 때 점수가 상당히 높았고 가장 높은 점수는 야외에서 걷고 있을 때였다. 효과는 매우 강력했는데 걷기를 한 참가자들의 새로운 아이디어 생산력은 앉아있는 참가자들보다 확실하고 지속적인 형태로 몇 배나 증가했다. 연구자들은 아주 간단하게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렸다. "걷기는 아이디어의 자유로운 흐름을 가능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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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걷기는 여러 가지 긍정적이고 강력한 형태로 모습을 드러낸다. 이는 조금 더 사적인 일대일의 관계뿐만 아니라 더 넓은 의미의 사회에서 사회적 응집력을 만들어내고 유지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인간은 흔히 함께 하이킹을 하거나 특별한 목적지 없이 대화를 하며 도시를 걷고 함께 시위행진에 참여한다. 힘서 대화를 나눌 때보다 훨씬 더 빨리 그리전된다. 마크 트웨인은 이 생각을 다음과 같이 우아하게 표현했다.

보행의 가장 참된 매력은 걷기 그 자체나 경치에 있는 것이 아니라 대화를 나누는 데 있다. 걷기는 입의 움직임의 타이밍을 맞추고, 혈액과 뇌에 자극을 주어 활성화시킬 수 있는 좋은 도구다. 주변 경치와 숲의 향기는 무의식적이고 특별하지 않은 매력으로 사람들에게 다가오고, 눈과 영혼 그리고 감각에 위안을 준다. 그러나 가장 큰 즐거움은 대화에서 비롯된다.

걷기는 다른 이들과 주변 세계와의 교감에 중심적인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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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 다니는 어린이들은 장난감과 더 많이 상호작용을 하고 말을 더 많이 하는 것으로 판명되었다. 어린이들은 몸짓, 소리와 움직임을 사용하여 보호자와 사회적인 놀이를 함께하는 방법을 배운다. 손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은 유아에게 자유를 주고, 이를 통해 정신도 자유롭게 한다. 인간은 걸어 다니기 시작하면서 상호작용을 통해 음식을 나눠 먹는 등 간단한 거래를 할 수 있는 기회가 부쩍 늘어난다. 이전 장에서도 살펴보았듯이 걸어 다니는 것과 차로 이동하는 것을 비교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걸어 다닐 때 인간적인 상호작용은 더 쉬워진다. 인간은 서로의 공통점을 더 발견하게 되고, 서로에게 리듬을 맞추며 기상조건과 같은 환경적인 경험을 공유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걷기는 창조의 협업과 즐거움의 가능성을 제공한다. 어린이들과 함께 산책한다고 생각해보자. 그들은 매우 활동적으로 걸으며 가끔 정신없고 당연히 통제가 불가능한 상태가 될 수 있다. 그들의 행동은 모두에게 걷기를 즐기라는 자극과 함께 즐거운 걷기를 그저 실내 공간에서 또 다른 실내 공간으로의 이동 수단으로만 생각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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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걷기는 성장에 필수적이다. 걷기를 통제하는 것은 성장을 저지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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