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앨빈토플러의 말을 무시했을까?

한국 학생들은 하루에 15시간 학교와 학원에서 열심히 공부하는데, 미래에 필요치 않을 지식과 존재하지도 않을 직업을 위해 소중한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

앨빈 토플러 Alvin Toffler가 2008년 9월 아시아태평양포럼(서울)에서 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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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에도 그의 말은 회자되며 우리에게 고민을 안겨줬지만, 사실 현재까지 우리의 교육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여전히 입시를 위한 공부가 공교육과 사교육의 중심이고, 대학입시건 공무원이 되기 위한 각종 고시건 모두 합격자를 가려내기 위한 시험이다 보니 실용적인 내용과 거리가 먼 것이 많다. 앨빈 토플러가 말한 쓸데없는 공부에 시간과 돈을 허비한다는 지적이 뼈아프게 우리에게 비수를 꽂았지만, 사교육 시장과 대학 재단 등을 비롯한 한국 교육산업의 끈끈하게 얽힌 고리를 깰 수는 없었다.

정작 학생들의 미래는 안중에도 없다. 당연히 학생들의 경쟁력도 관심 밖이다. 교육을 비즈니스로만 대한 이해관계 당사자들의 골 깊은 커넥션은 입시공부 중심의 교육이 갖는 문제점을 알면서도, 그걸 해결하려 하지 않는다. 해결하려다 보면 자신의 비즈니스에 손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교육 혁신을 미루고, 때론 혁신에 저항하며 과거의 관성을 유지해왔다. 이걸 학생들도 알고, 학부모들도 안다. 하지만 지금의학부모와 학생은 공교육에 대한 불신, 입시 위주의 교육에대한 불안을 고스란히 감수할 수밖에 없다.

특히 지금의 학생들이 살아갈 미래의 관점으로 교육을해주지 않는 현실에서, 미래에 대한 준비와 대응은 고스란히 개인의 몫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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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트라 로닝에 도전하라

무크를 가장 잘 이용한 사례가 바로 울트라러닝 ultralearning 이다. 울트라러닝은 초학습이란 말로 해석되는데, 4년을 1년으로 압축해서 강력하게 공부한다는 말이다. 캐나다 밴쿠버에 사는 스콧 영scott H. Young은 2011년 10월부터 2012년 9월까지 12개월간, 무료로 모든 수업을 공개한 MIT 오픈코스웨어 openCourseware를 통해 MIT 컴퓨터과학Computer Science4년 과정에 해당하는 33개 과목의 수업을 공부했다. 4년 과정을 1년 만에 끝낸 것이다. 학교 캠퍼스에는 가본 적도 없고, MIT와 4,000km 떨어진 집에서 온라인으로만 수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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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고등학생들은 하루 10시간 공부는 기본으로 해봤다. 한국의 입시공부로 다져진 한국 학생들로선 울트라러닝 도전도 해볼 만한 일이 아니겠는가.


그의 MIT 챌런지가 알려지며, 마이크로소프트 Microsoft에서 입사를 제안받는 것을 비롯해 스타트업에서 프로그래머로 영입 제안도 받았지만, 그가 선택한 건 또 다른 울트라러닝이었다. 미술(초상화 수업)을 1개월간 울트라러닝한 것을 비롯, 스페인어, 중국어, 한국어, 마케도니아어 등 외국어도 3개월씩 울트라러닝에 도전했다. 공부가 직업이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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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위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진짜 공부에 집중하면 얼마든지 새로운 기회가 만들어지는 시대다. 미래는 더 그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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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오로지 대학에 가는 것이 목적이 되었다. 즉 '직업'이나 '미래'를 중심에 두지 않고 오로지 '학벌'을 중심에 둔 것이다. 명문대 학위가 일자리를 만들어주거나 인생을 유리하게 만들어주던 시대엔 문제가 없었는데, 이젠 다르다.

과거의 관성만 고집하는 부모들은 반성하자. 무조건 다 바꾸자는 게 아니라, 적어도 관성을 지우고 나서 세상과 미래를 다시 보라. 그런 후에 자식의 미래를 얘기해도 늦지 않다. 공부하지 않는 부모가 변화도 모른 채, 관성에 따라 자식의 미래에 관여하는 게 제일 위험하다.

지금 아이들의 미래에 첫 직업이나 직장은 말 그대로 첫번째라는 의미만 있을 뿐이다. 좀 더 과감하고 모험적인 직업을 선택해도 좋다. 젊었을 때 자신의 능력과 가치를 계속 실험하고 확장해야 한다. 이런 과정 없이는 결코 자신이 가장 원하고, 잘할 수 있는 직업을 찾아내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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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게 뭐가 되고 싶은지 묻지 말고 무슨 문제를 해결하고 싶은지를 물어보세요. 그럼 대화는, 누구를 위해 일할 것인지에서 문제해결을 위해 무엇을 배워야 하는지로 바뀝니다.

이는 구글의 교육책임자chief Education Evangelist 제이미 카삽Jaime Casap 이 한 말이다. 사실 이건 아이들에게만 필요한 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중요한 얘기다. 늘 우린 누구를 위해서 일할 궁리만 했다. 직장에 들어가서 일할 때도 그렇고, 창업할 때도 그렇다. 내가 해결하고 싶은 문제, 내가 하고싶은 일을 우선하는 것이 필요하다.

무난하고 보편적인 실력으론 로봇과 일자리를 두고 싸워서 결코 이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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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창의력을 위해 부모가 해줄 일은 무엇일까? 프랑스의 교육자 닐 포스트먼 Neil Postman 은 "어린이들은 물음표로 입학해 마침표로 졸업한다"며, 공식적 제도 교육을 통해서 창의적인 인재가 태어날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고 했다. 결국 이것은 학교가 아닌 가정의 몫이다. 부모가 바로 아이의 창의력을 쥐고 있는 열쇠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이상한 창의력 교육 교재를 공부시키거나 학원 같은 데는 절대 보내지 말자. 창의력을 매뉴얼화된 교육으로 가르친다는 발상 자체가 문제고, 이런 시각을 가진 부모 스스로가 창의력이 제로인 사람이다.

장 폴 사르트르는 창의적인 대가 열명 중 다섯 명은 아버지를 일찍 여의었다면서, 아버지가 아들에게 해줄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일찍 죽어주는 것이라는 극단적인 말까지 했다. 오해하지 말자. 이 말은 아이의 상상력과 창의력을 위해선 자유롭게 내버려두라는 주장을 하기 위해서다. 내버려둔다는 건 방치하는 게 아니라 아이가 좋아하고 관심 있는 것을 지지해주고, 경험할 기회를 제공해주자는 의미다. 논쟁의 여지가 있는 주장이지만, 분명한 건 과거의 상식을 가진 부모가 아이에게 과거의 생각을 주입시키는 것이 창의력에 큰 독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글 쓰고 말 잘하는 능력도 가정교육에서 중요하게 다뤄야 한다. 누구나 쓰고 말하지만, 이것이 탁월해지려면 오래 걸린다. 문장력과 말재주 얘기가 아니다. 이는 논리와 주장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커뮤니케이션의 무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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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교육은 기능적 학습력이 아니라 인간을 대하는 태도를 가르치는 게 핵심이다. 인성의 핵심은 진짜 예의를 배우는 것이다. 한국식 예의는 사실 진짜 예의가 아닌 게 많다. 우리가 예의에선 가장 알아주는 국가라고 자랑하지만, 나이 차별, 인종차별, 여성 차별, 장애인 차별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차별은 글로벌 스탠더드에 비해서 많으면 많았지 결코 적다고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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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적 진보 속도는 확실히 빨라졌고, 5년 후, 10년 후, 20년 후 우리가 살아갈 사회와 기술적, 산업적 변화 수준은 지금과는 확실히 다를 것이다. 결국 이런 진화의 속도를 따라잡는 사람들만 기회가 주어진다. “실천하며 배운다 Learn by doing." 이 메시지는 레이 커즈와일이 설립한 싱귤래리티대학의 중요한 원칙이라고 한다. 미래를 대비하는 우리가 가져야 하는 핵심 태도가 바로 이것이다. 결국 프로페셔널 스튜던트다.

만약 당신의 자녀가 미래에 쓸모없는 사람이 된다면 당신은 어떤 심정일까? 예루살렘 히브리대학교 역사학과 교수이자 세계적 베스트셀러 《사피엔스>(2014)의 저자 유발하라리는 <호모 데우스》(2016)에서 자동화로 일자리를 뺏겨 고용시장에 밀려난 이들을 쓸모없는 계급useless Class 이라는 표현으로 지칭했다. 냉정하지만 일자리가 사라지는 순간, 사회적으로 쓸모가 사라진다. 생산 활동을 하지도 돈을 벌지도 못하고, 먹고살 방법을 스스로 해결하지도 못하기 때문이다. 유발 하라리는 현재의 아이들이 학교에서 배우는 대부분의 것들은 그들이 40세가 될 시기면 전혀 쓸모없어질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이런 사람들은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그들에게 인생은 어떤 의미가 되어야 할까? 이 답은 아직 우리에겐 없다. 하지만 우리의 아이들은 분명 그 질문을 풀어가야 한다. 이를 해결하는 걸 정치와 정부의 몫으로만 둬야 할까? 그들이 해결할 거라 믿고 당신은 안심하며 미래를 맞이할 수 있을까? 당신의 자녀가 안전하게 잘 살아갈 수 있을까? 결국 정부와 정치가 아니라 스스로 살아갈 방법을 찾아야 한다. 더 강력한 자기진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를 위해 스스로의 가치와 장점, 적성과 관심사가 무엇인지 알아내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건 부모가 정해주지도 않고, 신이 계시를 내려주지도 않는다. 다양한 경험과 시도를 통해 찾아내야 한다. 이른바 실험이 필요한 것이다.

다양한 주제의 책을 읽고, 다양하게 배워보고, 다양한 사람들과 어울리며 자신이 어떻게 살아갈지 구체화시켜야 한다. 이건 남이 대신 해줄 수도 없고, 해줘서도 안 된다.
자기인생의 방향과 목표를 스스로 찾아야 어떤 변화와 위기가 오더라도 대응하며 이겨낼 수 있다.
남이 알려준 길을 따라가기만 하는 사람으로선 결코 그렇게 하지 못한다. 자기 확신이 없으면 막연한 미래를 향해 꾸준히 달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프로페셔널 스튜던트를 위해 제시하는 필수 공부는 테크놀로지Technology, 돈Money, 트렌드Trend, 예술Art, 생존력Survival 등 다섯 가지다. 이들은 계속 공부하지 않으면 얻을 수 없는 지식이자 지속적 업데이트가 필요한 스킬이다. 앞에서 제시한 4C인 창의력 creativity, 의사소통communication, 비판적 사고Critical Thinking, 협업 Collaboration도 당연히 갖춰야 하는데, 4C는방향이자 태도다. 한번 잘 갖춰놓으면 계속 진화하며 자가성장이 가능한 스킬이기도 하다. 이들 4C는 다섯 가지 분야에 기본적으로 깔려 있다. 즉 새로운 기술 분야를 이해할 때그것을 어떻게 적용하고 응용할 것인가에서 창의력과 비판적 사고가 필요하고, 실행하는 과정에서 의사소통과 협업도 필요하다. 이는 돈, 트렌드, 예술, 생존력 공부에서도 마찬가지다.







도쿄의 유명 관광명소가 된 지브리 미술관Ghibli Museum은 사진 촬영 금지가 원칙이다. <이웃집 토토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하울의 움직이는 성〉 등 수많은 히트작을 만들어낸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지브리 스튜디오가 만든 미술관이다. 작업실을 재현해두고,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원리와 과정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사진 촬영을 금지하는 이유는 그들의 창작품과 창의력을 보호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아이들이 마음껏 놀도록 두지 않고 부모가 사진 찍어준다며 아이들에게 포즈를 요구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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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부자 중 자식에게 유산을 최소한만 주거나, 자녀를 유학 보낼 때도 아르바이트해서 생활비를 벌게 하는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돈을 물려주는 것보다 더 가치있는 것이 생존력을 물려주는 것임을 알아서다.

세렝게티에서 절대적 강자인 사자의 생존율은 평균 20%인데, 상대적 약자인 초식동물의 생존율은 30~40%로 오히려 더 높다. 아무리 빠르고 강력한 맹수라도 늘 사냥에 성공하는 것은 아니며 힘없는 초식동물이라도 다가오는 위협을 빨리 발견해 끈질기게 도망가면 살아남기 때문이다. 초식동물은 포식자의 위협 속에서 많이 번식하고, 일부를 희생시켜 나머지를 살리는 생존전략도 쓴다. 반드시 강한 자가오래 사는 것이 아니다. 최선을 다하고, 생존력을 가진 자가 오래 산다.

그런 점에서 생존력 공부는 가장 현실적인 공부다. 동물적 생존력이든, 사회적, 경제적 생존력이든 우리에게 다 필요하다. 다양한 위기와 직면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겨본 사람이 잘 이긴다. 싸워본 사람이 잘 싸운다. 생존력은 위기에 맞서싸워보고 이겨보는 경험이 쌓여야 생긴다.

생존력에서 가장 중요한 건 자기 자신을 믿는 것이다. 맹목적으로 믿으라는 게 아니라, 스스로를 믿을 수 있도록 스스로의 경쟁력을 갖춰놓는다는 의미다. 남이 아니라 자신에게 평가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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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포용하는 리더를 키우는 게 지금 자녀교육을 하는 부모들의 첫 번째 목표가 되어야 한다. 자녀뿐 아니라, 지금의 직장인들도 포용적인 공부가 필요하다. 독불장군의 시대는 끝났다. 남을 짓밟고 성공하는 시대도 끝났다. 어떤 말, 어떤 행동을 했는지 고스란히 다 드러나는 시대이고, 과거의 과오가 치명적 결과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미래엔 인성 나쁜 사람은인재가 될 수 없고, 리더도 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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