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0년 10월 12일, 쿠팡 물류센터에서 일하던 노동자 장덕준 씨가 사망했습니다. 27세의 청년이었던 장덕준 씨의 사인은 급성 심근경색. 근로복지공단은 덕준 씨의 사망 원인을 조사한 끝에 과로사 산업재해를 인정했습니다. 덕준 씨의 산업재해 인정 자료에는 ‘고강도의 육체노동’, ‘충분한 식사와 휴식이 불가능’ 등 쿠팡의 열악한 노동환경이 그대로 드러나 있었어요.

 

지난 2020년부터 지금까지 4년간, 총 13명의 노동자(외주업체 포함)가 쿠팡에서 일하다 사망했어요.

 

쿠팡 물류센터 잠입취재... 찜통 더위 속, 사람이 쓰러진다

 

왜 쿠팡은 이렇게 열악한 노동환경을 바꾸지 않는 것일까요? 그 이유는 현행 건축법상 물류센터는 ‘창고’에 해당하기 때문에, 냉난방·환기 시설을 설치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에요

 

쿠팡의 밤은 낮보다 더 바쁘다

 쿠팡이 정해 놓은 새벽배송 마감 시간은 아침 7시입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7시까지는 택배를 완료해야 하기 때문에, 화장실 갈 시간조차 없이 뛰어다니며 일해야 한다는 것이죠. 만약 7시를 넘길 경우 감점을 받게 되고, 감점이 누적되면 자신이 담당하고 있는 지역을 쿠팡에서 회수해 버린다는 게 A씨의 설명입니다

 

야간 노동으로 병들고 있는 쿠팡 노동자들

야간 노동은 의학계에서도 인정한 ‘발암 요인’입니다.

 전문가들은 야간 노동이 암 뿐만 아니라 뇌경색, 뇌출혈, 심근경색 등 뇌심혈관계 질환 위험도 크게 높인다고 말해요. 따라서 대부분의 기업에서는 2~3개 조를 편성해서 교대 근무를 하거나, 야간 근무 다음 날에는 휴무를 주곤 합니다.

하지만 쿠팡은 노동자들의 건강은 아랑곳없이 야간 고정 근무제를 유지하고 있어요. 한번 야간조에 들어온 노동자는 계속 밤을 새며 야간 근무를 해야 되는 것이죠.

 전문가들은 이러한 노동 형태가 노동자들의 건강을 크게 해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지난 4년간 쿠팡에서 일하다 사망한 노동자 13명 중 9명은 야간 노동자였어요. 지난 2021년 쿠팡은 국회 청문회에서 ‘야간 노동 환경을 개선하겠다’ 라고 약속했지만, 지금까지 그 어떤 것도 개선하지 않고 있습니다.

 

‘로켓배송’의 연료가 된 사람들

물류센터에서 주간조로 주 5일 근무 시 월 기본급은 약 204만 원 수준이에요. 반면 야간조는 거기에 야간수당이 더해져 약 255만 원을 받습니다. 코로나19 유행으로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에게, 이만한 돈은 야간 노동에 대한 강력한 미끼로 작용합니다. 어느 정도 건강을 해치더라도 월 50만 원이 넘는 돈을 더 벌 수 있으니 어쩔 수 없이 야간 노동을 선택하게 되는 것이죠

결국 쿠팡의 성공은 열악한 환경에도 어쩔 수 없이 일해야만 하는 사람들, 코로나19로 일자리를 잃고 생활이 어려워진 사람들을 착취해서 이뤄낸 것일지도 모릅니다. 

 

https://youtu.be/iS64D5FzHoc?si=d6B5RwCyGY9AHmh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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