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배를 엮다. 미우라 시온. 2011. (권남희. 2013)




애니도
영화도 있네  <행복한 사전>

막판에 감동적으로 본 소설



마지메의 관점

92
마지메가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끊임없이 운동하는 언어가지니고 있는 방대한 열량이 한순간에 보여 주는 사물의 모습을보다 정확하게 건져 내 문자로 옮기는 일이다.
...
포만감이 영원히 지속되지 않아도 맛있는 요리를 먹고 싶어하는 사람이 있는 한, 가구야 씨는 계속 솜씨를 발휘할 것이다.아무도 완벽한 사전을 만들 수는 없다는 걸 알면서도 말로 생각을 전하려는 사람이 있는 한, 나는 온 힘을 다해 이 일을 완성시킬 것이다.


니시오카의 관점

152~153
대체 어떻게 하면 무언가에 몰두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이것밖에 없다고 작정하고 한 가지 일에만 매달릴 수 있을까?니시오카는 알 수 없었다.
#일반인은 원하지난 도달하지 못할 그것. 일에 몰두!
...
#몰두할 수 있다면
분명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형태의 세계가 눈에 비치겠지. 가슴 터질 것 같은 빛을 띤 세계가.
#부럽다 몰입하는 세계의 사람들


170~171
마지메는 진지한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니시오카 씨. 저는 니시오카 씨가 다른 부서로 이동되는 것 정말로 유감입니다. 《대도해》를 피가 흐르는 사전으로 만들기 위해서도 니시오카 씨는 사전편집부에 절대로 필요한데."
...
기뻤다. 만약 마지메가 아닌 사람이 말했다면 동정이거나 마음에도 없는 위로라고 받아들였을 것이다. 니시오카는 안다. 마지메의 말은 진심에서 우러나온 것이다.
...
그런 마지메의 말이기 때문에 니시오카는 위안이 됐다. 요령이 없어 거짓말도 빈말도 못하고 진지하게 사전을 생각하는 등력밖에 없는 마지메의 말이기 때문에 믿을 수 있다.

나는 필요한 사람이었다. 사전편집부의 쓸모없는 인원' 이 절대 아니었다.

그걸 깨달은 기쁨, 솟구치는 긍지.
#인간은 인정 받고 싶어 한다



기시베의 관점

270~271
가구야는 웃으면서 말했다.

“요리를 먹고 난 소감으로는 복잡한 말이 필요 없는 것 같아요. '맛있다' 한 마디나 다 먹고 났을 때의 표정만으로 우리 요리사는 충분히 보답 받았다고 느끼거든요. 그런데 수업修業을위해서는 말이 필요하답니다."

가구야가 이렇게 길게 얘기하는 것은 처음이다. 기시베는 젓가락을 놓고 귀를 기울였다.

“난 10대 때부터 요리사 수업의 길에 들어섰지만, 마지메 씨를 만나서 비로소 말의 중요성을 깨달았죠. 마지메 씨가 기억이란 말이다'라고 하더군요. 향이나 맛이나 소리를 계기로 오래된 기억이 깨어날 때가 있잖아요, 그건 말하자면 모호한 채 잠들어 있던 것을 언어화하는 거라고 해요.”

가구야는 설거지 하던 손을 멈추고 말을 계속했다. “맛있는요리를 먹었을 때 어떻게 맛을 언어화하여 기억해 둘 수 있을까. 요리사에게 중요한 능력이란 그런 거란 걸 사전 만들기에 몰두한 마지메 씨를 보고 깨달았답니다.”
...
뭔가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말이 필요하다. 기시베는 문득먼 옛날 생물이 탄생하기 전에 지구를 덮었다고 하는 바다를 상상했다. 혼돈스럽고, 그저 꿈틀거리기만 할 뿐이었던 농후한 액체를, 사람 속에도 같은 바다가 있다. 거기에 말이라는 낙뢰가 떨어져 비로소 모든 것은 생겨난다. 사랑도, 마음도, 말에 의해 만들어져 어두운 바다에서 떠오른다.



마지메 관점

328
마지메는 생각한다. 선생의 모든 것을 잃어 버린 것은 아니다. 말이 있기 때문에 가장 소중한 것이 우리들 마음속에 남았다.

생명 활동이 끝나도, 육체가 재가 되어도, 물리적인 죽음을 넘어서 혼은 계속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을 선생의 추억이 증명했다.

선생의 모습, 선생의 언동. 그런 것들을 서로 얘기하고 기억을 나누며 전하기 위해서는 절대로 말이 필요하다.

마지메는 문득 만져 본 적 없는 선생의 손의 감촉을 자신의손바닥에 느꼈다. 선생과 마지막으로 만난 날, 병실에서 결국잡아 보지 못했던 서늘하고 건조하고 부드러웠을 선생의 손을.

죽은 이와 이어지고, 아직 태어나지 않은 이들과 이어지기위해 사람은 말을 만들었다.

#말의 중요성
. 변동성
. 시대의 반영
. 표현에 절대적 필요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