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갑자기 인간이라는 종이 지구상에서 사라진다면 

그때부터 무슨 일이 생길까?"


앨런 와이즈먼의 [인간없는 세상]


저자는 국제저널리즘 교수로서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인간의 발자취가 끊긴 곳에서의 변화, 

그리고 생기는 곳에서의 변화를 보면서 

수많은 인터뷰를 하고 이처럼 멋진 작품을 만들었습니다. 

한 번 예측해보죠.

2일 후 : 뉴욕의 지하철역과 통로에 물이 차며 통행이 불가능해집니다. 

(대부분의 지하철이 지하로 고이는 물을 바깥으로 뽑는 펌프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습니다.)

1년 후 : 무전 송수신탑의 경고등이 꺼지고 고압전선의 전류가 차단됩니다. 매년 고압전선에 부딪혀 죽는 10억 마리의 새들이 새로운 삶을 찾습니다.

3년 후 : 난방이 중단됨에 따라 배관들이 얼어터지고, 건물이 급속히 손상됩니다. 따뜻함에 기대어 살았던 도시의 바퀴벌레들이 몇 번의 겨울을 거치며 오리털 패딩을 구하지 못한 가족들부터 차례로 얼어죽습니다. 

10년 후 : 지붕에 구멍이 난 헛간부터 허물어집니다. 목조가옥은 길어야 10년, 대부분은 50년 안에 허물어집니다. 불량자재를 쓴 대한민국 아파트들은 훨씬 빨리 사라져줍니다. (감사해야 하나요?)

100년 후 : 상아사냥을 하는 인간의 멸종으로 코끼리의 개체수가 스무 배로 늘어납니다. 일반적인 작물들이 인간이 개량하기 전 이전으로 돌아갑니다. 

(한 명이 살아남았어도 이제는 맛있는 쌀밥 같은 건 포기해야 합니다.)

300년 후 : 흙이 차오르며 댐들이 무너집니다. 

(휴스턴 같은 도시들은 물에 씻겨버립니다.)

500년 후 : 온대지역의 경우 교외는 전부 숲으로 뒤덮입니다. 

1천년 후 : 돌담들이 빙하에 무너집니다. 

(이때까지 버티고 있다는 게 더 놀랍군요)

3만 5천년 후 : 굴뚝산업시대부터 침전된 납이 토양에서 전부 씻겨나갑니다. 카드뮴은 7만 5천년이 걸립니다. 

10만 년 후 : 이산화탄소가 인류이전의 수준으로 '드디어' 떨어집니다.

수십~수백만 년 후 : 플라스틱을 분해할 수 있는 미생물이 진화합니다.

30억 년 후 : 여러 생명체가 여전히 지구상에서 번성합니다. 

(그들은 한때 잘나갔다고 으스대던 종을 2개 정도 분류하며 비웃는데, 하나는 공룡이고 하나는 인간일겁니다.)

45억 년 후 : 태양이 팽창함에 따라 지구가 뜨거워지기 시작합니다. 

50억 년 후 : 죽어가는 태양이 행성들을 감싸면서 지구는 불타버립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 우리가 남긴 갖가지 전파(라디오, 텔레비전)는 계속 우주를 떠돌아다닐겁니다.

한 객체로 태어나 100년도 채우지 못하고 가는게 삶인데 몇 천년, 몇 억년을 내다보는 이야기가 좀 우습게 들릴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자연의 순리와 인간의 나약함을 깨닫게 된다면 좀 더 겸손히 어울리며 사는 방법을 배우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우리가 없어도 지구는 계속 남지만 지구가 없다면 우리는 존재 자체가 불가능하니까요. 

우리는 지구의 정복자라고 하지만, 우리의 손길이 끊겨도 지구는 생존합니다. 아니 우리가 파괴한 대부분의 것들을 놀라운 속도로 다시 회복해냅니다. 이런 당연한 사실을 외면하고 끊임없이 주변을 정복하고, 피해를 주면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생각을 버리지 않는 이상 그 어느 종이 우리와 함께 어울리려고 하겠습니까? 

"정의상 우리는 외계의 침략자입니다. 

아프리카 말고는 호모사피엔스가 가는 곳 어디나 멸종이 뒤따랐습니다." 

우주학자 존 레슬리의 말이 더 가슴에 콕 아프게 박히는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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