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화동 샘터극장 2층 카페에 있읍니다. 옛날엔 난다랑,밀다원이었는데...스타벅스로 바뀌어 있네요 좀 아쉽군요. .고교,대학생 시절인 80년대에 참많이 왔던 카페였는데. "
제가 지난주 금요일저녁 6시29분트위터(
http://twitter.com/YehByungil)에 올렸던 글입니다. 이 글을 올렸더니 많은 분들께서 제게 트윗을 보내주셨습니다. 당시 근처에 계셨던 한 경제노트 가족분과는 트윗으로 연결되어 '번개'로 만날 뻔하기도 했었습니다.
몇년전 경제노트에서 동숭동에 저만의 '생각장소'가 있었다는 말씀을 드렸었지요. 그 '생각장소'가 바로 지난주말 들렀던 샘터파랑새극장 2층의 카페였습니다. 고등학생과 대학생 시절, 무언가 생각을 하고 결정을 내려야할 때면 혼자 찾곤했던 카페였습니다.
1980년대 난다랑, 밀다원 시절의 혜화동, 동숭동은 매우 조용한 동네였습니다. 지금처럼 화려하고 복잡하지 않은 공간이었지요. 서울문리대의 옛 교정이 있었던 곳, 극단과 다방 몇개가 있었던 한적한 동네....
생각이 필요할 때마다 혼자 노트 한 권을 들고 그곳을찾아가곤 했었습니다. 지금은 동네의 성격도 바뀌었고, 그러다보니 당연히 그 자리에 있는 스타벅스도 복잡하게 느껴지더군요.
'생각장소'... 나만의 이런 장소는 하나쯤 갖고 계시면 좋습니다. 내가 누구인지, 그리고 지금 무엇을 해야하는지를 알기 위해서는 나의 내면의 목소리를 들어야 합니다. 침묵 속에서 자신의 내면의 목소리를 듣는 장소... 이것이 바로 '생각장소'이지요.
사춘기에 접어든 인디언 소년들은 '비전탐구'(vision quest)에 나섰다고 합니다. 홀로 들판이나 산을 찾아 단식을 하며 침묵 속에서 신과 자기 내면의 목소리를 듣는 것입니다.
북멕시코의 킥카푸족은 사춘기에 들어서는 아이들에게 이렇게 말한다고 합니다.
"이제 너는 뭔가를 알고 싶어 해. 그런데 어디서부터 시작하지? 그게 문제야. 하지만 그것이야말로 네가 대답해야 할 좋은 질문이지.
아마도 그 답은 듣는 걸 거야. 북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공기에 귀를 기울이고, 숨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거지... 또 대지의 숨소리에 말이야. 그리고 밤하늘을 여행하는 별들에게 귀를 기울이는 거야."
침묵과 듣기를 통해 비전(신명)을 찾은 인디언들... 그들처럼현대를 사는 우리 경제노트 가족들도 나만의 '생각장소'를 찾아가 내면의 목소리를 들으며 삶에 필요한 지혜와 용기, 그리고용서할 수 있는 힘을얻으면 좋겠습니다.
이것이야말로 '행복하고 충만한 삶'을 위한 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