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통화위원회는 다음 통화정책방향 결정시까지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현재의 1.75%에서 1.50%로 하향 조정하여 통화정책을 운용하기로 하였다.
 
□국내경제를 보면, 수출 감소세가 확대되고 회복세를 보이던 소비도 메르스(MERS; 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가 발생하면서 위축되는 모습을 나타내었다. 고용 면에서는 실업률이 구직활동 증가 등으로 높아졌으나 고용률은 취업자수가 증가하면서 상승하였다. 앞으로 국내경제는 수출부진, 메르스 사태의 영향 등으로 4월에 전망한 성장경로의 하방위험이 커진 것으로 판단된다.
 
'통화정책방향' 중에서(한국은행, 2015.6.11)
 
메르스(경기)냐 가계빚이냐...
두가지 사이에서 고민하던 금융통화위원회가 메르스(경기)를 선택했습니다. 
이에 따라 우리는 '연 1.5% 기준금리 시대'를 살게 됐습니다.
 
한은은 11일 금통위를 열어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1.75%에서 1.50%로 0.25%포인트를 내렸습니다. 지난 3월 이후 3개월 만에 또 인하한 겁니다. 사상 최저 수준입니다.
 
사실 금통위가 이달에 금리를 내릴 것인가에 대해 금융시장은 반신반의하던 분위기였습니다. 일단 동결을 선택했다가 상황전개를 보아가며 인하를 결정하지 않을까라는 예상이 조금 우세했었지요. 저도 이번이 '마지막 금리인하 실탄'이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그리고 지금도 이미 커다란 부담이 된 가계부채 문제 때문에 '일단 동결 후 7~8월 인하'를 택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금통위는 '선제적'으로 인하를 택했습니다. 그동안 한은이 금리정책을 펴면서 인하든 인상이든 미적미적하다 실기했던 경우가 많았기에, 2004년부터 경제노트를 쓰면서 11년 동안 저는 여러 차례 중앙은행의 '선제적 결정'의 중요성을 강조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야말로 '선제적 조치'를 취한 셈입니다. 
 
물론 이유는 메르스의 영향으로 그만큼 현 경제상황이 어려워지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지금의 경기모습을 약식으로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수출: 감소세 확대.
소비: 회복세를 보이다가 메르스 영향으로 다시 급속히 위축.
이로 인해 앞으로 경기가 추가 하락할 위험이 커짐.
 
실제로 요즘 여행, 숙박, 식당, 유통 등 경제 전반에 걸쳐 소비심리 위축이 심각한 상황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일단 나중으로 미루고 보자"라고 생각하고 있으니 그럴 겁니다.
 
그래서 다음 달에 한은이 발표할 올 성장률 전망치는 2%대로 떨어질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입니다. 한은은 3개월마다 경제성장률 전망을 수정해 발표하고 있지요. 최근인 지난 4월에는 올 성장률을 3.4%에서 3.1%로 낮췄었습니다. 이에 따라 기획재정부가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통한 확장적 재정정책에 나설지 주목이 되고 있습니다.
 
'마지막 실탄'이라는 표현을 위에서 썼듯이, 기준금리를 또 인하하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향후 금리를 또 내릴 경우, 무엇보다 가계부채 관리가 정말 어려워질 것인데다, 미국이 연내에 금리를 인상하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앞으로 추가인하가 이루어진다면 그건 그야말로 '비상상황'이라는 의미가 될 겁니다.
 
아래에 금통위의 '통화정책방향' 전문을 소개해드립니다. 한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통화정책방향>
 
□금융통화위원회는 다음 통화정책방향 결정시까지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현재의 1.75%에서 1.50%로 하향 조정하여 통화정책을 운용하기로 하였다.
 
□세계경제를 보면, 미국에서는 경기가 일시적 부진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보였으며 유로지역에서도 개선 움직임이 이어졌다. 중국 등 신흥시장국의 성장 둔화추세는 지속되었다. 앞으로 세계경제는 미국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완만한 회복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되나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 신흥시장국의 성장세 약화, 그리스 채무재조정 관련 불확실성 등에 영향받을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다.
 
□국내경제를 보면, 수출 감소세가 확대되고 회복세를 보이던 소비도 메르스(MERS; 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가 발생하면서 위축되는 모습을 나타내었다. 고용 면에서는 실업률이 구직활동 증가 등으로 높아졌으나 고용률은 취업자수가 증가하면서 상승하였다. 앞으로 국내경제는 수출부진, 메르스 사태의 영향 등으로 4월에 전망한 성장경로의 하방위험이 커진 것으로 판단된다.
 
□5월중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 등으로 전월의 0.4%에서 0.5%로 소폭 높아졌으며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근원인플레이션율은 전월의 2.0%에서 2.1%로 소폭 상승하였다. 앞으로 물가상승률은 저유가의 영향 등으로 낮은 수준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주택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은 수도권과 지방 모두에서 오름세가 이어졌다.
 
□금융시장에서는 미 연준의 정책금리 인상기대 강화 등의 영향으로 주가가 하락하고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였다. 원/엔 환율은 일정 범위 내에서 등락하였다. 장기시장금리는 주요국 금리 움직임, 국내 경제지표 등을 반영하여 상승 후 반락하였다. 은행 가계대출은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예년 수준을 크게 상회하는 증가세를 이어갔다.
 
□금융통화위원회는 앞으로 성장세 회복이 이어지는 가운데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안정기조가 유지되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 더욱 유의하여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이다. 이 과정에서 가계부채의 증가세,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 등 해외 위험요인, 자본유출입 동향 등을 면밀히 점검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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