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도 이제 절반 가까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시간경영 잘 하고 계신지요. 저는 항상 주변에 '시간일기' 쓰기를 권해드립니다.
대표적인 사람이 위에 소개해드린 일지를 쓴 류비셰프이지요. 1890년에 태어나 1972년 사망한 러시아의 과학자 류비셰프는 철저한 시간관리로 생전에 70권의 학술 서적을 발표했고 1만2,500여 장에 이르는 논문과 연구자료를 남겼습니다.
위의 시간일기는 류비셰프가 1965년 어느 여름날에 기록한 것입니다. 그는 1916년부터 일기를 이런 방식으로 하루도 거르지 않고 썼습니다. 신문과 잡지를 읽고 편지를 쓴 것까지 모두 시간을 계산해 기록했지요. 하단의 '총계'는 창의적이고 난이도가 높은 연구가 필요한 업무만을 계산한 시간입니다.
그는 매일 이렇게 시간을 기록했고, 한 달 통계를 냈습니다. 1965년 8월에는 136시간 45분이라 기록되어 있습니다. 연말에는 연간 결산을 한 뒤 다음해 계획을 세웠습니다. 그리고 5년 단위의 계획도 세웠지요. 류비셰프가 이런 시간일기를 쓰는 데는 하루에 몇 분 밖에 걸리지 않았습니다. 다만 연간 결산을 할 때는 20시간 정도, 즉 꼬박 며칠이 걸렸다고 합니다.
"나는 시간을 측정할 때 모든 휴식 시간을 제외시킨 순수 연구시간만을 기록한다. 작업 시간은 쉬는 시간을 포함한 총 소요 시간에 비해 매우 적게 나온다.
사람들은 보통 하루에 14~15시간을 일한다고 말하곤 한다. 어쩌면 진짜로 그런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나는 솔직히 그렇게 많은 시간을 일한 적은 없다. 하루 동안에 가장 많이 일한 최고 기록이 11시간 30분이다. 보통 나는 하루에 7~8시간만 연구해도 큰 만족을 느낀다."
'시간일기'를 써보는 것의 가장 큰 효과는 자신의 '현실'을 정확히 인식할 수 있다는 겁니다. 막연히 시간경영을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조차 막상 시간일기를 써보면 예상보다 너무 적은 시간이 기록되는 것을 보며 '충격'을 받지요.
피터 드러커도 자신의 시간일지를 보고 "이럴 수가! 내가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긴 하지만 설마 이 정도라니! 이건 말도 안돼!'라고 스스로에게 화를 냈다고 고백했습니다.
그렇다고 류비셰프가 '각박'하고 무미건조하게 산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매일 8시간 정도를 자고 산책을 즐기며 매해 60여 차례의 공연을 관람하고 사람들에게 편지를 쓰면서도 커다란 연구업적을 남겼지요.
시간이야말로 가장 소중한 것이라고 굳게 믿었고 시간을 경건히 대했던 류비셰프를 떠올리며 나의 시간경영 모습에 대해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시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