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에 대한 단상



[양정훈의 <삶의 향기>] #1368호 - 나는 지렁이보다 낫다



  책 강의는 꽤 많이 하러다니는 편인데, (책 읽자, 책 읽는 법, 책의 힘, 책과 삶을 연결시키기 등등) 

그래도 책과 관련된 이야기는 꾸준히 질문이 올라오네요.


"정답 없어요! 여러분이 독서 고수에게 백날 들어봤자 여러분 인생 안 변합니다. 

노하우라고 얻은 거 따라해보고, 자신에게 맞는 것은 적용시키고 변화시키고, 안 맞는 것은 치워버리세요. 

그게 여러분 스스로의 독서 노하우를 얻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결론은 이건데, 처음 시작하시는 분들은 오죽 답답하시겠어요. 

이 방법도 썼다가, 저 방법도 썼다가 머리도 쥐어뜯었다가, 또 다시 생겼다가...

 그런데 그렇게 고민하면서 가는 과정이 중요하거든요. 

방황없이 얻은 청춘, 노력없이 얻은 사랑이 얼마나 가치없게 흘러가는지 아시죠? 

복권으로 얻은 돈은 헤프게 나가버리죠. 

easy come, easy go. 따라서 행하는 그 순간을 사랑하세요. 

방황하는 순간, 힘겨운 순간을 사랑하세요. 

어떤 결과든 땅방울이 떨어지는 그 순간을 사랑하세요.


독서라고 연결시키지 말고,내가 사랑하는 대상이라고 생각해 보세요. 

그 상대방이 내게 쉽게 얻어진다면 그 가치를 잘 모르겠지요. 용감히 부딪혀 보세요.

 그리고 얻어지던 놓아지던 그 결과를 보고 다시 자신을 돌이켜 보세요. 

내가 끝났다고 할 때까지 판은 끝난게 아니에요. 

제가 헤어졌던 모든 사랑은 '죽을만큼'아픈 사랑이었지만, 결국 안 죽었어요. 

그리고 그 때 그렇게 죽을만큼 좋아했던 순간이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요. 

안 그러면 지금도 두고두고 후회하며 제 마음 속에 남아 있을 테니까요. 


가끔씩 허둥지둥 결론을 내릴 때가 있지요. 

사기꾼들이 이런 말을 많이 해요. "지금 투자해야지(결정해야지) 손해 보지 않습니다. 버스 지나가고 나서 손 흔들면 늦습니다." 

개 풀 뜯는 소리입니다. 그런 투자 또 돌아옵니다. 

만약 못 믿으시겠다면 제게 말해주세요. 

오늘 제 스팸 메일함에 들어온 "오늘 투자해야 대박 칩니다"라는 메일 5개 무료로 보내드릴께요. 

버스 지나가면 다음 버스 타면 되요. 버스 다 끊겼으면 택시 타면 되요. 택시 탈 돈 없으면 걸어가면 되요. 걸어가기도 싫다. 

그러면 한강에서 밤 새면서 다음날 뜰 해를 기다려도 되요. 

세상에 이 길 하나밖에 없다고 유혹하는 것들 치고 정도로 가는 것들 못 봤습니다.


다양성을 존중하지 않고 오직 이것만 믿으라는 신도 저는 끌리지 않습니다. 

세상의 유일한 진리라는 건 유일한 건 없다라는 것 하나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가지고 살아야 해요. 

믿음이 강해지면 뭐라고 하죠? 맹신이라고 하죠.  

이 말은 아무 조건 없이 믿는 사람들에  대한 우려와 냉소를 동시에 담고 있는 말이에요. 

오히려 의심하는 사람이 훨씬 더 자주적으로 볼 때 건강하죠. 

(물론 의심하라고 한다고 합리적 의심을 뛰어넘어 네거티브 전략으로 가면 안됩니다. 

그러면 역풍 맞습니다. 요즘 세상 이렇게 무서워 논문이라도 한 편 써보겠습니까?)


도올 교수가 방송에 나와 그랬죠.

"지렁이가 인간보다 나은 이유는 지렁이는 오직 움직인다는 행(行)만 있다. 그런데 인간은 꼭 행이 있기 전에 말을 한다. (지가 거기로 갈거라고) 더 큰 문제는 간다고 말 해 놓고 가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지렁이보다 나은 인간으로 살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아시겠죠?

말로 하지 마세요. 행동으로 보여주세요. 당신의 한 걸음이 얼마나 묵직한 연설인지를 보여주세요.


독서요? 사랑이요? 좋은 사람이요? 좋은 아빠요? 좋은 연인이요? 언제가 이루고 싶은 꿈이요?


지금 하세요!

당장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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