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은 스스로 치유하고 스스로 살아간다. 그래서 자연이다. 잡초가 많다는 것은 자연이 망가졌다는 것이고, 망가진 자연이 스스로 치유하고 있다는 표시다. 몸에 상처가 나면 생기는 상처딱지 같은 게 잡초다. 자연이 스스로 회복되면 상처딱지가 떨어지듯 잡초는 더 이상 그곳에서 자라지 않는다. 그러니 무작정 잡초를 뽑는 것은 아물지도 않은 상처딱지를 떼는 것과 마찬가지다. 자꾸 이벤트를 벌이고 돈을 들여 그럴 듯하게 뭔가를 만들고는 있지만 그건 상처를 덧나게 할 뿐이다. 또 그건 바꿔끼워진 생명 없는 고무 보조물에 지나지 않는다.

텃밭과 잡초를 없애고 만든 아파트 가까이 있는 공원에 가보면 둥글레, 기린초, 매발톱꽃 따위 야생화 화단이 있다. 이곳에서는 정기적으로 잡초 없애는 작업을 한다. 여름 끝자락에 잡초를 없애는 작업을 했는지 뽑혀진 풀 더미가 수북하다. 거기서 개갓냉이를 보았다. 이곳엔 개갓냉이가 자라야 한다. 그게 자연스럽다. 사람들이 옮겨 심은 야생화는 이름만 야생화지, 가꾸지 않으면 살지 못하는 화초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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