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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3월 통계청이 발표한 대한민국의 중산층의 기준은 다음과 같다. "1인 가구를 제외한 도시가구 중 월 평균 가처분 소득 151만~453만원인 가구로, 조세와 4대 연금보험료를 포함한 국민부담률이 평균 26.5 퍼센트였다는 점을 반영하면, 세전 수입으로 월 205만~ 616만 원인 가구"
이보다 조금 전이긴 하지만, 국내 모 일간지에 실린 한국의 중산층에 대한 기사는 다음과 같다. "4년제 대학을 나오고, 10여 년 정도 한 직장에 다니고, 월 소득은 400만원 이상이고, 30평 이상 아파트에 살며, 2000cc 이상의 중형차를 타야 한다."
(중략)
반면 퐁피두(Georges Jean Raymond Pompidou) 전 프랑스 대통령은 중산층이 다른 계층과 구분되는 기준에 대해 이렇게 정의 내렸다.
"중산층은 외국어 하나쯤은 자유롭게 구사하며 폭넓은 세계 경험을 갖추고, 스포츠를 즐기거나 악기 하나쯤은 다룰 줄 알아야 하며, 별미 하나 정도는 만들어 손님 접대를 할 줄 알고, 사회 정의가 흔들릴 때 이를 바로잡기 위해 나설 줄 알아야 한다."
우리가 중산층에 대해서 "얼마를 벌어야 한다."고 정의 내릴 대, 퐁피두 대통령언 "어떻게 살아야 한다"를 기준으로 정의를 내리고 있다.
신인철 [토요일 4시간]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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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앞쪽의 중산층에 대한 정의를 읽으면서 '그래, 내가 이 정도는 더 벌어야 겠군.' 혹은 '이 정도는 마련했으니 중산층이네?' 라고 생각하지는 않으셨나요? 뒤쪽의 정의에 대해서는 어떻게 충족되셨습니까?
다른 문화를 이해하는 차원에서 외국어 하나쯤은 즐겁게 배우고 계신가요? (진급이나, 이직, 재취업용 단어 외우기 말고 말이죠.)
넓은 관점을 갖추기 위해 세계 여행을 규칙적으로 하시나요? (그냥 먹고 노는 유흥 관광, 성접대 관광 이런 거 말고 말이죠.)
남들과 땀흘리며 교류하는 즐거움을 알기 위해 준전문가 수준의 하실 줄 아는 스포츠나 악기를 다루실 수 있는게 있으신가요? (앉아서 시청만 하면서 눈높이만 높아진 스포츠 평론이나 음악 평론 말고 말이죠.)
다른 분들 대접할 때 직접 만든 별미 요리 하나 대접할 수 있으신가요? (라면 국물 맛이 두 컵 반이면 짜고, 세컵이면 싱겁다. 이런 수준의 미각 평론 말고 말이죠.)
그리고 결정적으로...
사회 정의가 흔들리고 있다고 느끼실 때 용감하게 '중산층이 아닌 분'들 보다 반 걸음 더 앞서 나가실 수 있으신가요? (그저 몸 사리는게 최고야. 하면서 나의 호의호식만 흔들리지 않으면 별 문제 없이 돌아가는 거 아니냐고 자위하는 대신 말이죠.)
중산층... 기준에 따라 참 멀고도 먼 길 같습니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중산층의 기준은 무엇입니까?
좋은 하루 만드세요.
p.s) 선진국의 중산층은 중산층이 아닌 '선진층'으로 인식되는 이유는 그만큼 이 사회가 아직 그런 중산층을 많이 못 만들어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이 드네요. 우리가 물질에 휩싸여서 질풍노도의 시기를 보내는 동안 얻은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을 동시에 바라볼 줄 알아야 하는 때가 오는 듯 합니다. 압축성장의 힘을 우리 윗 대 분들의 힘으로 끌고 오셨다면, 질적인 부분에 대해 살아가야 할 우리 세대와 다음 세대들이 현명하게 바톤을 이어받아야 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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