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의 힘은 생각 하게 한다는 것!!

 

삶의향기 Lettering

2012.07

[양정훈의 <삶의 향기>]

 #1387호 - 26년 시사회와 스토리의 힘. 내가 만약 저 상황이었다면?

  영화 <레인맨>개봉 몇 년 후 나(저자인 피터구버)는 내가 진행하던 스토리메이커스story-makers 라는 TV 프로그램에서 톰 크루즈와 대담을 하게 되었다. 그와 대담을 하면서 나는 영화 <레인맨>의 교훈을 다시 한 번 인식하게 되었다. 톰은 배리 레빈슨 감독이 자신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이봐, 영화는 내면의 변화를 연기해야 하는 자네에게 달려 있어. 모든 사람이 자네의 입장에서 스스로를 돌아볼 거야. 사람들은 이렇게 말하겠지. 만약 내 아내가 사고를 당해 머리를 크게 다친다면 나는 어떻게 할까? 만약 내가 자폐증을 앓는 아들이나 딸을 갖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만약 내 아버지가 알츠하이머병을 앓게 된다면 나는 어떻게 할까? 이러한 일을 겪게 된다면 나는 어떻게 변할까?"


                피터 구버 [성공하는 사람은 스토리로 말한다.]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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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리 레빈슨 감독의 1985년작 <레인맨>은 이기적인 자동차 중개상인 동생 찰리(톰 크루즈)가 아버지의 유산을 타기 위해 자폐증에 걸린 레이몬드 형(더스틴 호프먼)과 함께 다니면서 생기는 일들을 그린 영화입니다.

배리 감독은 주연인 톰 크루즈에게 특별한 주문을 합니다. 이 일을 겪게 된다면 당신은 어떻게 변할 것이냐고? 많은 사람들이 당신의 연기를 보면서 자신의 입장을 대입해서 생각해 볼거라고 했습니다. 그만큼 내면의 몰입과 변화에 대한 이야기는 한 사람의 인생을 돌이켜 보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그리고 실제로도 이 영화가 흥행에 성공한 이후 이 저자는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편지의 사연들을 소개합니다. "만약 내 주변에 자폐증으로 힘들어 하는 사람이 있다면 다시는 외면하지 않으렵니다. 따뜻하게 그들을 감싸주겠어요."

이 책을 읽으며 스토리의 힘에 대해서 생각하다 보니 최근에 본 시사회 영화 한 편이 떠올랐습니다. 강풀 원작의 <26년>이란 영화입니다. 저는 5.18을 다루고 있는 이 영화가 한국의 근대사를 이해하는 시점에서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고, 투자 제작에도 일부 참여하기도 했습니다.(참고로 이 제작에 참여한 투자자는 15,000명이 넘습니다. 저는 그 중의 1/n일 뿐입니다.)

흥미로운 건 이 영화의 홈페이지 (청어람)에서 볼 수 있었는데요. 이 영화를 비난하는 글의 특징이 내용의 구성이나 전개, 주연들의 연기가 아니었습니다 (실제 젊은 분들의 연기는 훌륭했습니다. 그 분들 역시 이 영화를 찍으며 어떤 사명감 비슷한 걸 느꼈지 않았나 했습니다.)바로 '이런 사실을 각색해서 돈을 벌고자 하는 자본주의 형태에 대한 비난 & 말도 안되는 허구다'라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밑의 댓글들은 이런 글들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이야기로 아프게 찌르더군요."꾸며낸 이야기라고? 당신의 부모, 혹은 아들, 딸이 저렇게 억울한 죽음을 당했을때도 당신은 지금처럼 혀나 놀리며 앉아있겠지?" 영화는 바로 여기서 시작합니다. 갓 태어난 딸의 이름을 지어주며 좋아하는 엄마, 아빠, 누나의 손을 잡고 나온 남동생, 아무것도 모르고 트럭에 실린 군복무자. 그리고 그들에게 내리쬐는 5월의 햇살.

내가 만약 저런 상황이라면, 나는 어떻게 반응했을 것인가? 이 현실을 겪지 않고 성장한 사람들은 바로 여기서 출발합니다. 그래서 뒤쪽에 나오는 극적인 전개들은 바로 앞쪽의 내러티브(국가의 무력)가 얼마나 사실적이냐에 따라서 달라지는 거죠.

책의 제목, 성공하는 사람은 스토리로 말한다에서도 나와 있듯이 저는 이 스토리 제작이라는 건 결국 '공감지능'이 얼마나 발달되어 있고, 또 다른 이들에게 '전이'시킬 수 있느냐의 능력이라고 봅니다.

타인의 아픈 삶, 타인의 감정들에 대해 무감각한 사람이 펼치는 이야기는 따분하고, 배려는 귀찮으며, 정치는 끔찍한 것을 저는 어른으로 커 가면서 너무 많이 보아온 것 같습니다. 이제 조금 더 사람을 생각하는, 사람과 함께 사는 삶과 존재를 귀하게 여기는 사람들, 그들의 이야기가 더 많이 뿌리 내리기를 기원해 봅니다.

26년이 아닌 260년이 훨씬 지난 시점에서도 좀 더 나은 삶, 더 따뜻한 삶을 후손들에게 물려 줄 수 있게 말이죠.

p.s) 그런 의미에서 강풀씨는 한국 웹툰계를 떠나 스토리 메이커 차원에서도 소중히 다뤄야 할 자산입니다. 저는 스토리 공부 차원에서도 강풀씨의 책은 거의 다 구매해서 보는 편인데, 보고 있으면 분석하며 감탄하는 건 둘째치고 또 눈물을 훌쩍이게 만들죠. 성공한 사람들은 스토리로 말한다라는 책을 읽었는데, 그런  스토리로 사람의 마음에 남는 의미라면 강풀씨는 분명 성공한 사람 중 한 명이겠군요.

p.s)이 영화사의 홈페이지에 달린 악성댓글을 보면서 이 사람들이 근현대사에 대해서, 혹은 타인들의 삶에 대해서 얼마나 배우려하면서, 고민하면서 글을 쓰려고 하는지 참 아쉬웠습니다.(왜 투입되었는지 대략 알겠지만, 그냥 안쓰러우니 넘어가죠.) 이 영화는 수많은 사람들의 모금형 방식으로 제작되어 한국 영화사에 길이 남을 사건으로 기록될 겁니다. 제작부터 배급까지 몇 번의 난항을 겪으며 부러졌습니다. 저도 투자했다가 환급받고, 또 다시 투자하고, 이런 우여곡절을 겪었습니다.써 놓고 보니 투자라는 말이 우습군요. 무슨 이익금을 다시 환급받는 사람도 아닌데 말이죠.

어쨌거나 재미만을 추구하시는 분이라 할지라도 영화표값과 시간은 충분히 본전 뽑으실 겁니다. 젊은 분들의 걸은 사투리와 빠른 전개, 탄탄한 구성이 큰 힘으로 작동합니다. 어쨌거나 상업영화는 재미와 의미 두가지를 동시에 고려하지 않으면 안되는데, 이 영화는 그런 줄다리기를 잘 해내며 끝까지 결말을 이끌어 갑니다. 아픈 기억을 가지고 살아가시는 많은 분들께 위로가, 이 땅의 젊은이들에게는 지어낸 이야기 아닌, 이야기보다 더 극적인 근현대사의 이해에 조금이라도 양분이 되기를 진정으로 바라는 마음입니다.

    필자소개 : 정곡(正谷) 양정훈 (기업사내코치 전문가, 작가, 리더십 FT, 자기경영혁신가)

   2006년부터 지인들과 함께 매일 한 권의 책과 하나의 단상을 나누고 있으며
   작가의 꿈을 가진 [꿈꾸는 만년필]분들과 글쓰기 공부를 함께 하고 있습니다.
   전문강의로는 독서코칭, 시간관리 코칭, 글쓰기 코칭 등이 있으며,
   네이버에서 교육분야 2008,2009 초대 파워블로거, 국제코치협회 인증코치, 한국코치협회 전문코치로 활동 중입니다.

   저서 : 누구나 한번쯤 꿈꾸는 나만의 첫 책쓰기 / 내 책은 하루 한 뼘씩 자란다 / 9 to 6 혁명
          전자책 나도 한번 내볼까?(공저) / 청소년을 위한 시크릿 : 시간관리편 (공저) 등이 있습니다.

   Blog : www.yangcoach.com  / E-mail: bolt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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