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이 느끼고 공감하고 잊지 않게 내용 옮겨 놓습니다.



출처  :  [양정훈의 <삶의 향기>] #1493호 - 착한놈들의 전성시대



로댕하면 [생각하는 사람]이 생각나시죠? 다른 로댕의 작품으로 [칼레의 시민]이라는 유명한 작품이 있습니다. (인터넷에서 이미지로 검색해 보시면 금방 '아~ 이 그림' 하실 겁니다.) 아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이 [칼레의 시민]이라는 작품에는 다음과 같은 스토리가 있습니다.  

1347년, 영국의 에드워드 3세가 프랑스를 침공하면서, 가장 가까운 마을인 프랑스 칼레시 부터 공격했는데, 의외로 이 조그만 성이 한 달도 아니고 1년 여를 버텼습니다. 하지만 칼레시는 결국 식량이 떨어지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항복했고, 화가 난 영국군은 모두 몰살하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이 소식이 다른 프랑스 성에 전해지면 격렬한 저항을 받을 듯 하여 할 수 없이 본보기로 6명만 처형하겠다고 했지요. 

누가 희생자가 될 것이냐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제비뽑기를 반대한 지도자의 연설로 나머지 5명의 지원자가 나가게 되는데 놀랍게도 이 사람들은 모두 사회적 명망이 있던 지도자들이었습니다. 이 연설을 한 이가 맨 앞의 작은 키(중간)인 외스타슈입니다. 칼레시 최고의 부자로서,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스스로 실천한 인물입니다. 그 뒤로 장데르(법률가), 형제 피에르 드 위상, 자크 드 위상이 나오고, 학자 장 드핀네, 마지막 으로 앙드리외 당드레가 나옵니다.  

이들에 대한 사형이 집행되려는 순간 영국 왕비의 간청으로 이들은 극적으로 생명을 구하게 되는데, 이 작품은 그들이 자신의 목숨을 내놓고 걸어나가는 그 순간을 묘사한 작품입니다. 이들 6명의 이야기는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표상으로 회자되면서 프랑스 사람들에게는 대단한 자랑거리입니다.  

지금 우리나라는 과연 어느 정일까요? 최근 한국 사회의 부패수준에 대한 외국 기업인의 인식이 3년 연속 나빠졌다는 뉴스가 나왔습니다. 홍콩의 컨설팅업체 정치경제자문공사(PERC)가 한국 등 15개 아시아 국가와 미국ㆍ호주에서 일하는 외국 기업의 중간ㆍ고위관리자 등 2,057명을 설문 조사했더니 올해 한국의 부패점수(최악 10점)는 6.98로 아시아 꼴찌며 10년 전보다도 악화됐다는 결과입니다. 

부패점수가 올라갈수록 공정경쟁 기회가 적어지고, 경영리스크는 커져 투자, 외자유치에 불리하게 작용합니다. PERC는 한국이 해외사업을 통해 부패문화를 확산시킬 우려가 있다며 '부패 한류론'까지 들먹였습니다. 멀리 갈 필요도 없이 고위층일수록 병역의 의무를 등한시 한다든지, 자녀들에게 특례 조항을 적용시켜 출산, 입학 시키는 뉴스는 너무 평범해 뉴스거리도 되지 못하는게 현실입니다.  

타인을 위한 진정한 희생을 실천하는 사회 각계층의 리더. 그런 리더를 믿고 온 힘을 다하는 시민들과 직원들. 그런 곳에서 '나쁜 놈들의 전성시대'는 가고 진정한 '착한 놈들의 전성시대'가 오는게 아닐까요? 그런 사회에서 더 이상 '착하'다는 말이 경쟁력을 가진 말이 아닌, 당연한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필요조건'이 되기를 바래봅니다.

p.s) 더 재미있는 건 이 [칼레의 시민] 작품의 뒷 이야기인데요. 로댕이 칼레시의 의뢰를 받아 10년 에 걸쳐 이 작품을 완성한 후 전달하려고 하자 칼레 시에서는 고개를 갸웃거렸습니다. '우리가 부탁한 건 호기로운 영웅들의 모습인데,이렇게 나약하게 떨고 있고, 울고 있는 사람들로 만들어 놓으면 어떡하느냐.이거 우리 못 받겠다' 였습니다. 

그러자 로댕이 말했습니다.
"그것은 모르는 소리다, 이 사람들이 위대한 것은 죽음을 초월한 사람들이어서가 아니라, 우리처럼 죽음이 너무나 두려웠지만,시민를 위해 기꺼이 자신의 목숨을 버리고 자원했기 때문에 위대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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